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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지구 온도 4°C 상승 시 세계 경제 '반 토막'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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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지구 온도 4°C 상승 시 세계 경제 '반 토막' 난다

새 모델링, 기존 예측 4배 뛰어넘는 경제 재앙 경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 현실화...선진국도 손실 불가피
로스앤젤레스 근처 산불로 수십 채의 가옥이 불타고 있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4°C 상승할 경우, 금세기 말에는 전 세계 경제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로스앤젤레스 근처 산불로 수십 채의 가옥이 불타고 있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4°C 상승할 경우, 금세기 말에는 전 세계 경제 규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와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4°C 상승할 경우, 금세기 말에는 전 세계 경제 규모가 무려 40%나 쪼그라들 것이라는 섬뜩한 전망이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지난 2(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기존 예측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기후 변화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동료 평가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암울한 예측을 내놓으며, 급격한 탄소 배출 감축만이 경제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전 모델들이 간과했던 글로벌 경제의 긴밀한 연결성을 고려한 결과,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훨씬 더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예측의 맹점...글로벌 공급망 마비 초래


기존의 기후 정책 모델들은 주로 특정 국가 내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기상 이변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현대 경제는 국경을 넘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무역, 공급망, 금융 시스템을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호주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이러한 글로벌 연결망을 처음으로 고려했으며, 그 결과 한 지역의 기후 재난이 전 세계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켜 경제 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티모시 닐 교수는 "더욱 뜨거워진 미래에는 전 세계적인 극한 기상 현상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공급망 붕괴가 속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는 경제적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던 시스템들이 오히려 심각한 취약점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닐 교수는 또한 기존 모델의 이러한 허점으로 인해 일부 정책 결정자들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과소평가했으며, 이는 부적절한 탄소 배출 규제와 목표 설정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선진국도 안전지대 아냐...파리 협정 목표 상향해야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의 통념과 달리, 추운 지역이나 자원이 풍부한 국가 등 이전에는 온난화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었던 국가들조차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외신은 전했다.

닐 교수는 "일부 추운 나라들은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의존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어떤 나라도 기후 변화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현재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화석 연료 사용이 지속될 경우,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4°C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현재 약속이 모두 지켜지더라도 지구 온도는 2.5~2.9°C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더 강력한 정책 없이는 더 심각한 온난화를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번 연구는 경제학자들이 "안전하다"고 여겼던 온난화 수준에 대한 경각심도 높이고 있다. 기존 모델에서는 2.7°C까지의 온도 상승을 비교적 안전한 수준으로 간주했지만, 새로운 분석 결과 1.7°C 상승만으로도 경제적 피해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파리 협정에서 제시된 가장 야심찬 목표, 즉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C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미래의 기후 적응 전략, 예를 들어 기후 변화에 강한 인프라 구축이나 계획적인 인구 이동 등이 이번 모델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는 연구 결과의 시급성을 결코 약화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닐 교수는 "우리는 현재 식량 가격 상승과 보험료 인상 등 기후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세계기상기구는 최근 2024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으며, 연간 지구 평균 기온이 처음으로 산업화 이전 대비 1.5°C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미 심각한 기후 변화가 현실로 다가왔음을 의미하며, 빙하와 해양 생태계 파괴, 극한 기상 현상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증가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