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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어이가 없네"...'펭귄만 사는 무인도까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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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어이가 없네"...'펭귄만 사는 무인도까지 10%'

호주 영토 허드·맥도널드 제도 포함...年 수입액 최대 140만 달러 불과
멸종 위기에 처한 훔볼트 펭귄이 2019년 6월 6일 칠레 발파라이소의 알가로보 지역 바위에 서서 굴 테스트 중에 살고, 둥지를 틀고 있는 '이슬로테 파하로스 니노스' 바위 위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멸종 위기에 처한 훔볼트 펭귄이 2019년 6월 6일 칠레 발파라이소의 알가로보 지역 바위에 서서 굴 테스트 중에 살고, 둥지를 틀고 있는 '이슬로테 파하로스 니노스' 바위 위에 서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펭귄과 물개만 사는 외딴 무인도까지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강경 무역정책을 발표했다.

뉴스위크는 지난 3(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정책에 호주령 허드 제도와 맥도널드 제도와 같은 외딴 무인도까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섬들은 인간 거주자가 없고 펭귄, 물개, 바닷새만 서식하는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이 "해방의 날"이라고 명명한 날에 모든 국가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10%의 일괄 관세와 일부 국가에는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 행정부는 미국이 지난해 기록한 12000억 달러(1748조 원)에 달하는 무역 불균형이 해소될 때까지 이 관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섬이 호주 영토이기 때문에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호주 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섬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거칠고 가장 외딴 곳 중 하나", 호주 서부 해안의 퍼스에서 2주간의 보트 항해를 통해서만 접근 가능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 섬들은 거의 10년 동안 인간의 방문을 받은 적이 없다.

"국가적 비상사태" 선언... 경제학자들 "소비자 부담 증가" 우려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은 허드 섬과 맥도널드 제도에서 140만 달러(20억 원) 상당의 상품을 수입했다. 이는 주로 "기계 및 전기" 제품으로 분류됐으나, 무인도에서 실제로 어떤 제품이 생산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5년간 이들 섬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연간 15000달러(2185만 원)에서 325000(47300만 원)달러 사이였다.

백악관은 이 섬들이 현재 미국에 환율 조작과 무역 장벽을 포함한 10%"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같은 비율의 "할인된 상호 관세"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발표 당시 "무역 적자는 더 이상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비상사태"라며 "이 관세는 10년 동안 6조 달러(8743조 원)를 증가시켜 미국과 납세자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 노동자와 경제를 "이용"하도록 허용한 전임 대통령들을 비판하며 "많은 나라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그들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이 관세가 사실상 미국 기업에 부과되는 세금에 해당하며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단기적인 경제적 고통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다우존스, S&P 500, 나스닥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4시로 발표 일정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현상이다.

한편, 호주 영토 중에는 노퍽 섬이 29%의 높은 관세율에 직면했다. 2,188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이 섬은 호주 본토보다 19% 포인트 높은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경제 복잡성 관측소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노퍽 섬은 미국에 65만5000달러(95400만 원) 상당의 상품을 수출했으며, 주요 수출품은 41만3000달러(6억 원) 상당의 가죽 신발이었다.

그러나 노퍽 섬의 행정관인 조지 플랜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노퍽 섬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은 알려진 바가 없으며, 노퍽 섬으로 들어오는 상품에 대한 관세나 비관세 무역 장벽도 알려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는 "노퍽 섬이 미국의 거대 경제와 무역 경쟁자인지 확신하지 못하지만, 이는 지구상 어느 곳도 이러한 관세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를 통해 "이러한 관세는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지만 부당하다""호주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다른 나라들도 많을 것이며, 호주보다 더 잘 준비된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납세자들은 50년 넘게 바가지를 씌워왔다""더 이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가 발표한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는 3일부터, 10%"기본" 관세는 5일부터, 상호 관세는 9일부터 각각 시행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