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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라인 규제 강화, 美 보복관세 위험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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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라인 규제 강화, 美 보복관세 위험 키운다

공정위 플랫폼 규제안, 국내기업 역차별·중국기업 우위 초래 가능성
2016년 8월 23일, 대한민국 용인시에서 한국과 미국 국기가 나란히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6년 8월 23일, 대한민국 용인시에서 한국과 미국 국기가 나란히 휘날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미국과 한국 간 무역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3(현지시각) '디플로멧'은 한국이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가 경쟁 제한, 국가 안보 위협, 미국의 보복 관세라는 심각한 3중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디플로멧에 따르면, 이 규제는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태스크포스에서 시작됐다. 태스크포스는 윤석열 정부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과 유사한 법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당초 공정위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사전규제'를 구상했으나, 국내외 플랫폼의 강한 반발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현재 공정위 제안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60% 이상에 사용자 1000만 명 이상인 기업은 '지배적 기업'으로 간주돼 규제 대상이 된다. 또한, 3개 이하 기업이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각 기업이 월평균 2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시장에서도 해당 기업들은 지배적 기업으로 규정된다.

공정위는 이번 개정을 통해 지배적 기업의 '자기선호(self-preferencing)', '타이잉(tying)', '멀티호밍(multi-homing) 제한', '최혜국(Most-Favored Nation) 대우' 요구 행위 등을 금지하고, 반경쟁 행위에 대한 처벌을 매출의 6%에서 8%로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금지된 행위에 대해 공정위가 중지명령을 신속히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법안이 오히려 국내 기업에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량 호출 시장에서 카카오택시는 시장의 98%를 점유하며 월평균 132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해 규제 대상이 될 것이 확실하다. 반면 카카오 슈퍼앱은 월평균 약 450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디플로멧은 동남아시아의 그랩(Grab)이나 고젝(Gojek) 같은 해외 슈퍼앱이 한국에 진출할 경우, 전체 시장에서 비슷한 규모임에도 카카오와 같은 제약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연간 매출이 카카오의 두 배 이상으로, 중국 온라인 플랫폼은 경쟁 우위뿐 아니라 국가 안보 문제도 야기한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2017년 국가정보법은 기업이 "법에 따라 국가 정보 활동을 지원, 지원 및 협력하고 알고 있는 국가 정보 업무 기밀을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객관적인 법원이 없어 중국 정보기관은 해당 데이터를 이용해 허위정보 작전이나 공갈, 스파이 활동에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심각한 위험은 미국의 보복 관세 가능성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국가 무역 추정치(National Trade Estimate)에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을 포함시켰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 관련 안보 우려를 이유로 법안에 반대했으며, 제이미슨 그리어 전 USTR 관리는 이 법안이 한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을 차별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디지털 무역 장벽에 관세로 대응한 전력이 있다. 한국이 이미 철강, 자동차,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관세 가능성에 직면한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로 인한 추가 관세는 한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디플로멧은 "현재의 개혁안은 스타트업 성장보다 중국 등 해외 대형 플랫폼에 경쟁 우위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공정위가 이미 기존 경쟁법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무역 의존도를 고려하면 현재의 제안은 위험한 베팅"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민주당이 지지하는 별도 법안에는 사전규제 조항이 유지되고 있어 규제 강화 방향은 더 확고해지는 모양새로, 이는 카카오 등 한국 플랫폼이 국내 시장 점유율 하락 이후에야 중국 플랫폼과 동등하게 경쟁하는 역설적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디플로멧은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