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개선이 가져온 예상치 못한 결과, 대기 오염물질의 냉각 효과 사라져

지난 3일(현지시각)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CICERO 국제기후연구센터의 비욘 삼셋 연구원이 주도한 국제 연구팀은 중국의 오염 방지 노력, 특히 이산화황 배출량을 75% 감축한 것이 오히려 지난 10년간 관측된 지구 온난화 가속화에 최대 80%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연구팀은 컴퓨터 기반 기후 모델을 활용해 공기 중 미세입자(에어로졸) 감소가 지구 온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계산했다. 이 계산 결과는 중국의 대기 오염 감소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했다는 주장이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관측 데이터로 확인되었다. 실제로 측정된 황 성분 배출량과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데이터가 거의 일치했다. 다만 이 연구는 아직 다른 과학자들의 검증(동료 검토)을 거치지 않은 초기 단계다.
삼셋 연구원은 과학 전문매체인 뉴 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그 영향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대기 정화 노력은 10년마다 지구 온도를 약 0.05°C(0.09°F) 더 올리는 효과가 있으며, 1850년 이후 전체 지구 온난화의 0.07°C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온난화는 항상 진행 중이었지만, 오염물질이 냉각 효과를 일으켜 이를 부분적으로 가리고 있었다"며 "오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이제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의 실제 영향이 온전히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오염 감소의 역설적 효과
이산화황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주요 오염물질로, 햇빛을 우주로 반사하고 구름 형성을 촉진해 지구를 식히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배출량이 감소하면서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를 일부 상쇄하던 자연적 차단막이 사라진 것이다.
중국은 2023년 기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다. 미국과 인도가 각각 약 14%와 9%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Ember)에 따르면, 중국은 재생에너지 인프라의 급속한 확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석탄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석탄은 국가 전력 공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 공중보건과 기후변화의 균형
중국의 대기 오염 감소 노력은 공중보건 측면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전 연구에서는 중국의 대기질 개선으로 매년 최대 15만 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나 삼셋 연구원은 오염 수준이 안정됨에 따라 지구 온난화 속도가 2010년 이전 수준인 10년당 약 0.18°C로 다시 느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클라이밋 인스티튜트와 기후 분석 정책 연구소의 공동 프로젝트인 기후 행동 추적기(Climate Action Tracker)는 현재 정책으로는 지구 온도가 금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약 2.5°C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5년 파리협정에서 설정한 목표인 지구 온난화를 섭씨 2도 이하(가급적 1.5도)로 제한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한편, 뉴스위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중국 생태환경부에 논평을 요청했으나 근무 시간 외라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