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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5 돌풍, 호주 전기차 시장 판도를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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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5 돌풍, 호주 전기차 시장 판도를 뒤흔들다

기아 신형 SUV, BYD마저 제치고 판매량 압도적 1위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 앞세워 테슬라 맹추격
호주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 EV5.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호주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아 EV5. 사진=기아
기아의 새로운 전기 SUV EV5가 해외 시장에서 놀라운 판매 상승세를 보이며 호주에서는 이미 베스트셀러 전기차로 자리매김했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지난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중국 브랜드인 비야디(BYD)의 모든 모델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그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EV5는 지난 2023년 8월 청두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되었으며, 몇 달 후 중국 시장에 중형 전기 SUV로 공식 출시되었다. 당시 중국 시장 판매 가격은 14만 9800위안(약 3004만 원)부터 시작하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책정됐다.

차체 크기는 전장 4,615mm, 전폭 1,875mm, 전고 1,715mm로 테슬라 모델 Y(전장 4,750mm, 전폭 1,921mm, 전고 1,624mm)보다 약간 작은 편이다.

지난해부터 호주와 뉴질랜드를 포함한 해외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EV5는 2024년 11월 호주 시장에 공식 출시되었으며, 판매 가격은 5만6770호주 달러(약 5019만 원)부터 시작한다.
최근 발표된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EV5는 이미 호주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로 올라섰다. 자동차 전문 매체 '더 드리븐(The Driven)'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현재 기아 EV5 전기 SUV는 호주 내에서 BYD의 모든 차종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의 판매량은 올해 1월 289대, 2월 300대, 3월 478대로 꾸준히 증가해 3월까지 총 1,167대를 기록했다.

한편 BYD의 올해 1분기 판매량 1위 모델은 새롭게 출시된 씨라이언 7으로 730대가 판매됐으며, 아토 3가 601대로 그 뒤를 이었다.

BYD의 전기 SUV는 지난 2월 호주 시장에 처음 출시됐기에 향후 몇 달 동안의 판매 추이가 주목된다. 특히 3월에는 씨라이언 07이 573대 판매되며 EV5의 478대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BYD는 또한 올해 초 호주 시장에서 3만 달러(약 2652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시작하는 최초의 전기차인 돌핀 '에센셜' 모델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호주는 BYD에게 해외 시장 확장의 중요한 거점이다.

◇ 호주 시장을 사로잡은 EV5의 매력


기아의 전기 SUV는 캐나다, 한국, 멕시코 등 새로운 글로벌 시장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아쉽게도 미국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지만, 캐나다 시장에 출시되는 EV5에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위한 네이티브 NACS 충전 포트가 탑재될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 초 북미 시장에서 EV5가 "캐나다 시장 독점"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륜구동 및 사륜구동 파워트레인과 60.3kWh 또는 81.4kWh의 두 가지 배터리 용량으로 제공되며, 최대 500km(310마일)의 주행 거리를 자랑한다.

일렉트렉은 "BYD가 새로운 씨라이언 7과 돌핀 출시를 통해 올해 다시 선두를 탈환할 가능성이 높지만, 기아의 전기 SUV는 여전히 인상적인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글로벌 도약의 발판


EV5는 출시 첫 해부터 중국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며 기아 브랜드 판매량의 완연한 회복세를 이끌었다. 기아는 4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서 2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으며, 판매 성장률은 49.2%를 기록하며 합작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

지속적인 전기차 가격 경쟁과 저가형 현지 모델의 공세 속에서도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기아의 사업이 정상적인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에다 기아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기아의 중국 합작 법인은 2024년 3분기에 7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른 해외 시장에서도 이러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위에다 기아는 현재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76개국에 차량을 수출하고 있으며, 연간 수출량 18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