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성소수자 탄압과 NATO 약화 우려, "미국 자칭 엘리트, 평등 시계 되돌리려 해"
"유럽은 자체 안보에 더 책임져야 할 것" 강조
"유럽은 자체 안보에 더 책임져야 할 것" 강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벨뷔 궁에서 열린 독일 LSVD+ 인권단체 창립 35주년 기념행사에서 "미국에서 자칭 엘리트들이 시계를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이미 극복했다고 생각했던 옛 사회적 투쟁으로 되돌아갈 위험이 있다"며 "전환점의 위험"을 경고했다.
독일에서 대통령은 공식적인 국가원수이지만 총리가 정부 수반으로서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가운데 주로 의전적 역할을 수행한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사회정치적 논쟁에 도덕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미국의 기관, 기업, 대학들이 "두 가지 성별만 인정하고, 트랜스젠더의 군 입대를 제한하며, 다양성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트럼프 정부 정책에 맞서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LGBTQ+ 공동체 권리와 독일 국내 상황 우려
독일 국내 상황에 관해서도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LGBTQ+ 사람들이 "매일 존엄성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동성애 혐오와 트랜스젠더 혐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으며, 네오나치들이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 퍼레이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우리는 이러한 공격을 어깨를 으쓱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독일 헌법에 명시된 "관용과 존중"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수호하고 실천할 것을 독일 국민들에게 촉구했다.
"모스크바와 워싱턴 모두가 초래한 시대적 전환"
같은 날 독일 서부 도시 뮌스터에서 열린 제2차 베스트팔렌 평화회의 개막식에 참석한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유럽이 자체 안보와 국방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 유럽인들은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우리 자신의 보호를 돌봐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 억제와 방어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모스크바와 워싱턴 모두로부터 비롯된 "이중 시대적 전환"을 언급하며,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의 안보를 "산산조각"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에 안전하고 구속력 있다고 간주되었던 우리의 대서양 횡단 파트너십과 서구 가치 공동체의 원칙과 규칙을 공격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불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의 주요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연설을 "현대 미국에 대한 명백한 비난"이라고 평가했다.
독일군 강화와 적극적 외교정책 촉구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나토(NATO) 동맹을 너무 일찍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나토를 단순히 "끝났다"고 선언하고 구체성이 떨어지는 유럽 자체 군대 개념으로 바로 대체하는 것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유럽의 안보를 위해서는 최신 장비를 갖추고 충분한 인력이 배치된 강력한 독일군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에서 군 복무나 시민 봉사 형태의 재도입에 관한 현재 논의를 "우리 국가에 대한 봉사 기간"으로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그는 독일과 유럽이 "계속해서 스스로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더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숨어서 조용히 있는 것은 분명히 우리 시대의 위기에 대한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