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부터 시행" 경쟁국 대비 고율 관세로 경쟁력 약화 우려
베트남 정부, 관세 유예 요청 및 시장 다변화 모색
베트남 정부, 관세 유예 요청 및 시장 다변화 모색

지난 4일 오후 호득푹(Ho Duc Phuc) 베트남 부총리는 미국이 베트남 제품에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46%의 관세율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베트남 섬유·의류 협회(Vitas) 및 업계 대표들과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섬유·의류 산업은 지난해 440억 달러를 수출했으며, 이 중 대미 수출액은 166억 달러로 총 수출의 38%를 차지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2억 달러로 4.8%에 불과했다. 이 중 면화 수입은 6억8100만 달러, 직물 수입은 4600만 달러, 기타 원자재는 4억6900만 달러였다.
베트남 섬유·의류 협회 부회장 쯔엉 반 캄(Truong Van Cam)은 "46%의 관세율은 매우 높고 놀라운 수준"이라며 "베트남은 미국에 대한 섬유·의류 수출국 중 가장 높은 관세율을 부과받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경쟁국 대비 과도한 관세율로 경쟁력 약화 불가피
미국이 베트남에 부과하려는 46%의 관세율은 다른 경쟁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은 34%(미국 섬유·의류 수입 비중 24.62%), 인도 26%(8.87%), 방글라데시 37%(6.73%), 인도네시아 32%(4.39%), 멕시코 25%(3.85%), 캄보디아 49%(4.23%), 파키스탄 29%(3.65%), 온두라스 10%(2.24%), 튀르키예 10%(2.35%)의 관세율을 각각 적용받는다.
캄 부회장은 "베트남의 섬유·의류 부문은 미국과 경쟁 관계가 아니며, 오히려 중국의 섬유·의류 수출 점유율을 점차 잠식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베트남은 2019년 미국 시장의 12.98%를 차지했으나 2024년에는 15.07%로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32.8%에서 24.62%로 감소했다.
캄 부회장은 "베트남은 섬유와 의류를 미국에 수출하면서 근로자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며 "높은 세율은 FTA의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기 위한 섬유 및 염색 부문 투자 유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베트남, 관세 유예 요청 및 시장 다변화로 대응
베트남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관세율 인하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4일 저녁 베트남 행정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간 무역불균형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베트남 측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0%로 낮추는 방안과 미국의 대베트남 투자 확대를 위한 환경 조성 의지를 표명했다.
베트남 섬유·의류 협회는 미국 대표부에 2-3개월 동안 관세 부과 신청을 중단하여 베트남이 미국과의 무역 적자 해소를 위한 협상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주베트남 미국상공회의소(AmCham)도 46% 관세 부과 시행 기간을 연장해줄 것을 미국 행정부에 요청했다.
암참(AmCham)의 회장 마크 길린(Mark Gillin)은 "시행 기간 연장이 양국 기업들이 새로운 규정에 적응할 시간을 제공하고 불필요한 중단과 재정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섬유·의류 협회는 업계 대응책으로 시장 다변화와 FTA 체결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제안했다. 특히 캐나다와 같은 잠재적 시장 개척을 위한 FTA 협상 가속화를 강조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4년 캐나다에 12억 3,000만 달러의 섬유·의류를 수출할 전망으로, 이는 2019년 대비 147% 증가한 수치다.
또한, 업계는 부가가치세, 수입세, 토지세, 법인소득세 인하, 대출이자 감소, 부채 동결 및 연장, 노동조합 자금 2%, 사회보험 기여율 인하, 항만 인프라 비용 절감 등 정부의 지원책을 요청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