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공군 노후 전투기 교체 사업 참여, KAI와 경쟁 구도
남미 시장 연이은 성공 기대, 지역 내 입지 강화 전략
남미 시장 연이은 성공 기대, 지역 내 입지 강화 전략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Saab)가 브라질과 콜롬비아에 이어 페루 공군 전투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페루가 노후화한 러시아산 미그-29와 프랑스 다소(Dassault)의 미라지 2000 전투기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사브는 자사의 그리펜(Gripen) 전투기 판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남미 시장에서 연이은 성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에어데이타뉴스(Air Data News)는 6일(현지시각) 사브의 미카엘 요한손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인용, 이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요한손 CEO는 최근 콜롬비아가 노후화한 이스라엘 IAI 크피르 전투기 대체 기종으로 그리펜 E를 선정한 발표 자리에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하며 콜롬비아 판매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비쳤다.
조종사 1명이 탑승하는 그리펜E 전투기는 길이 15.2m, 너비 8.6m에 자체 8t에 최대 이륙중량이 16.5t인 전투기다. 미국제 F-16과 거의 비슷한 크기다.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의 F414 엔진 1기로 최고시속 마하 2의 속도를 낸다. 순항속도는 마하 1.25다. 작전반경은 1500km, 항속거리는 4000km다.
공중급유 기능을 갖고 있다. 외부 무기 장착대(하드 포인트) 10곳에 공대공 미사일과 공대지 폭탄 등을 7.2t 탑재한다. 자체 무장으로 27mm 마우저 기관포도 갖추고 있다.

사브 측은 수년간의 평가 끝에 콜롬비아 정부가 최대 24대의 그리펜 E 전투기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콜롬비아의 방공 능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한손 CEO는 로이터 통신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에 36대의 그리펜 전투기를 판매한 것이 다소의 라팔과 록히드 마틴의 F-16을 제치고 그리펜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접국인 브라질에 그리펜 전투기 조립 라인과 부품 생산 시설이 있다는 점 역시 콜롬비아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다"고 강조했다.
사브는 브라질 공군에 납품될 그리펜 전투기의 일부를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 엠브라에르의 가비앙 페이쇼투 공장에서 조립하는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페루 시장 공략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요한손 CEO는 "콜롬비아에 이어 페루를 그리펜의 차기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루 공군 역시 노후화된 미그-29와 미라주 2000 전투기를 대체할 현대적인 전투기를 물색 중이다.
페루 시장 경쟁은 만만치 않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KF-21 보라매 전투기의 부품 생산을 위해 페루 현지 업체인 세만(SEMAN)과 계약을 체결하며 페루 시장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루 공군은 이미 KAI가 제작하고 세만이 현지에서 조립한 KT-1P 터보프롭 훈련기를 운용하고 있어 KAI와 협력 관계를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만, 페루 공군의 차기 전투기 선정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나 전망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페루 시장 진출 시도는 사브가 남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