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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크본드 시장 '경고등'...관세發 매도 랠리에 금리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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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크본드 시장 '경고등'...관세發 매도 랠리에 금리 급등

트럼프 관세 직격탄, 투자 심리 냉각
경기 침체 우려 속 신용 경색 '빨간불'
트럼프발 관세폭탄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직격탄을 맞은 제트블루.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발 관세폭탄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직격탄을 맞은 제트블루. 사진=로이터
미국 저신용 등급 회사채(정크본드)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따른 투자자들의 매도세 확대로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정크본드 금리가 경기 침체 경계선까지 상승, 금융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닛케이가 7(현지시각) 보도했다.

◇ 관세發 매도 폭풍, 채권 시장 강타

지난 2일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 관세 조치 직후, 3일 미국 정크본드 시장은 요동쳤다. 특히 가구 온라인 판매업체 웨이페어의 회사채 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채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와 크루즈선사 카니발 역시 경기 둔화 시 기업 출장 및 소비자 여행 감소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매도 압력을 받았다. 신규 정크본드 발행 시장은 사실상 멈춰 섰다.

시장조사기관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정크본드에 요구하는 신용 스프레드는 3일 종가 기준 4%대에 진입하며 2023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수준으로, 노무라 증권의 마쓰자와 나카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스프레드가) 4%를 넘어서면 경계 영역에 들어섰다고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 신용 경색 현실화되나

정크본드 스프레드 확대는 재무 상태가 취약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설비 투자 축소나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 강화로 정크본드 매입이 위축되면, 일부 기업은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스프레드가 4%를 넘었던 시기 이후 글로벌 금융 시장에 위기가 발생했던 경우가 적지 않다.

다만,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츠의 켄 모나한 씨는 "일부 투자자들은 과도하게 매도된 회사채를 매수하고 있었다"며 시장의 과도한 불안감을 경계했다. 또한,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도 연준의 발 빠른 금리 인하 조치로 위기가 확산되지 않았던 사례를 언급하며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향후 시장의 관건은 저금리 시대에 대규모로 발행된 정크본드의 만기 도래 및 차환 가능성이다. 법률 사무소 화이트 앤 케이스에 따르면 향후 2년간 약 3200억 달러(4692800억 원) 규모의 정크본드가 만기를 맞이하며, 2028년에는 2290억 달러(3358743억 원)의 상환이 예정되어 있다. 경기 침체 없이 이 막대한 규모의 채권을 성공적으로 차환할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금융 시장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