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 '10% 관세정책' 반대...'유럽과 무관세' 희망

뉴스위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최신 관세 정책과 이를 추진하는 측근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모든 수입품에 대해 국가별로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적 관세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국제 공급망에 크게 의존하는 사업을 운영하는 머스크는 이 정책이 경제적으로 비생산적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머스크는 지난 5일 이탈리아 동맹당이 주최한 정치 회의에 원격으로 참여해 "이러한 관세 문제는 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히 조언한 사안이었다"면서 "유럽과 미국이 이상적으로는 관세를 완전히 없애 유럽과 북미 사이에 자유무역지대를 실질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머스크, 관세 정책 입안자 나바로 공개 비판
머스크는 이어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경제학자 고(故) 밀턴 프리드먼이 국제 공급망과 자유 무역의 가치에 관해 논의하는 동영상을 공유했다. 프리드먼은 이 영상에서 관세를 "우리의 자원을 낭비"하고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는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공유 후 수 시간 만에 6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겨냥한 비판으로 해석됐다.
최근 머스크는 관세 계획 입안을 도운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 피터 나바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그를 "아무것도 만들지 않은" "아이비리그 학위"를 가진 사람으로 지칭하고 제조업과 무역에 대한 그의 전문성에 직접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2일 머스크는 소셜미디어에 "나바로는 정말 바보다. 그가 여기서 말하는 것은 명백히 거짓이다"라고 적었다.
이에 나바로는 머스크를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고" 하는 "자동차 조립공"이라고 반박했다.
◇ 트럼프, 관세 정책 고수 의지 표명
이런 논란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유럽에 대한 관세 정책을 정당화하면서 "유럽연합은 우리에게 매우 나빴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처럼 그들은 우리의 자동차를 가져가지 않고, 우리의 농산물을 가져가지 않으며, 실질적으로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지만,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BMW와 같은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매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유럽연합(EU)에 3500억 달러(약 520조 원)의 적자를 안고 있고 그것은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며 "그것이 쉽고 빠르게 사라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그들이 우리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서 우리의 에너지를 사야 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 머스크-트럼프 관계 변화 조짐인가?
뉴스위크는 "머스크의 트럼프 지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행정부에서 핵심적인 협력 관계의 토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선거 자금을 지원했으며, 트럼프 당선 이후에는 정부 핵심 인사로 활동하며 백악관 정책 방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 이후 백악관의 공개 얼굴이자 정책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왔으며, 특히 정부효율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에서 연방 지출 삭감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최근 관세 정책을 둘러싼 이견으로 머스크가 한 걸음 물러설 수 있다는 징후가 증가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머스크는 현재 미 연방정부 '특별공무원' 자격으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있으나, 관련법에 따라 1년에 130일 이상은 정부에서 일할 수 없어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에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머스크도 지난달 27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는 5월 말까지 1조 달러의 연방정부 비용 절감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임기 만료를 의식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다만 폴리티코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달 전까지만 해도 "머스크가 행정부에 계속 머무를 것"이라며 '130일 시한'을 넘길 방법을 모색했으나, 최근에는 이런 기류가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X(옛 트위터)를 통해 폴리티코 보도를 "쓰레기"라고 강하게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두 사람 모두 정부효율부 업무가 마무리되면 머스크가 공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이미 공개적으로 언급했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트위터(현 X) 언론 사무실을 통해 이메일로 머스크에게 논평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