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LG이노텍 베트남 법인, 이익 급감 속 '효자 노릇'

베트남 건설부 공식 매체인 쌰이즁(XÂY DỰNG)과 베트남 인베스트먼트 리뷰(VIR)가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LG전자와 LG이노텍의 베트남 법인은 2024년 LG전자 연결기준 순이익의 61.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베트남(LGEVH)은 2024년 38억4000만 달러(약 5조5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9.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억2000만 달러(약 1745억 원)로 15.7% 늘었다.
반면 LG이노텍 베트남(LGITVH)은 37억 달러(약 5조3800억 원)의 매출과 1억3000만 달러(약 189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와 17.8%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감소는 글로벌 전자부품 수요 변동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두 법인을 합하면 75억4000만 달러(약 10조9600억 원)의 매출과 2억5000만 달러(약 3636억 원)의 순이익을 기여한 셈이다. 이는 LG전자 매출의 12.6%와 순이익의 61.2%에 해당하는 규모다.
◇ 베트남 법인들의 상반된 재무 상황... LG이노텍 "더 건전한 구조로"
지난 9일(현지시각) 베트남 쌰이즁 보도에 따르면, 2024년 LG전자의 전체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LG전자의 매출은 87조7282억 원(약 600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5914억 원(약 4억400만 달러)으로 전년 대비 무려 48.6% 급감했다. 특히 2024년 4분기에는 7137억 원(약 5억30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764억 원(약 5700만 달러) 손실보다 훨씬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 법인들은 그룹 전체 실적을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 베트남 법인은 LG그룹 글로벌 자회사 중 매출 기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으며, 오직 한국 본사의 LG이노텍과 미국 법인인 LG전자 USA만이 이들보다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2024년 말 기준, LG전자 베트남의 총자산은 15억2000만 달러(약 2조2100억 원)로 전년 대비 약 11.9% 증가했다. 부채는 8억1000만 달러(약 1조1781억 원), 자본은 7억1000만 달러(약 1조328억 원)를 기록했다.
반면 LG이노텍 베트남은 총자산이 13억8000만 달러(약 2조 원)로 7% 감소했으나, 부채는 37.8% 급감한 5억5000만 달러(약 7999억 원)를 기록했다. 자본은 37% 증가한 8억30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에 달해 재무구조가 더욱 건전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LG디스플레이 베트남 하이퐁은 직원 2만 명에 연간 매출 20억 달러(약 2조90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LG그룹의 또 다른 중요한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체적인 이익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운영 규모와 인력을 고려할 때 LG그룹 지역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베트남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베트남 법인들의 실적은 LG그룹이 글로벌 경영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해외 생산기지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LG이노텍 베트남의 부채 감소와 자본 증가는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을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고 이 매체들은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