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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기업들, '기술 자립' 가속화...한·미 메모리 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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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기업들, '기술 자립' 가속화...한·미 메모리 업계 '비상'

YMTC 자체 기술로 첨단 메모리 개발 성공, CXMT는 4년간 DRAM 생산능력 5배 확대
2022년 2월 25일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반도체 칩은 컴퓨터 회로 기판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2월 25일에 촬영된 이 사진에서 반도체 칩은 컴퓨터 회로 기판에서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주도해온 한국과 미국 기업들에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멕시코 현지 매체 세르 노티시아스는 지난 9(현지시간) "중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들이 미국과 한국에 악몽이 되고 있다"며 중국의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성장세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최대 메모리 칩 제조업체 중 하나인 양쯔 메모리 테크놀로지스(YMTC)는 현재 세계 시장 점유율이 약 6%,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제재로 인해 중국 고객에게 첨단 집적회로를 판매하지 못하게 되면서 중국 내수시장에서 YMTC의 입지가 크게 강화됐다.

YMTC2022년 말 지나 레이몬도가 이끄는 미국 상무부에 의해 128레이어 메모리 칩 개발을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YMTC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앞선 반도체 제조 기술을 보유한 회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캐나다 반도체 전문 분석 기관인 테크인사이츠(TechInsights)에 따르면, YMTCASML을 포함한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기술만으로 첨단 메모리 칩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중국의 주요 석판인쇄장비 제조업체인 나우라 테크놀로지(Naura Technology), AMEC(Advanced Micro-Fabrication Equipment Inc. China), 피오테크(Piotech Inc.)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테크인사이츠의 분석가들은 YMTC가 개발한 최첨단 메모리 칩이 "가장 진보된 외국 솔루션에 필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YMTC'Xtacking'으로 알려진 적층 메모리 셀 스태킹 기술을 개선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유사한 NAND 메모리와 비슷한 성능 수준에 도달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YMTC는 최근 효율성 향상과 칩 스태킹 구조 최적화를 목표로 하는 약 20개의 새로운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통해 YMTC는 메모리 칩 시장의 리더들을 위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의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도 메모리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CXMT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앞세워 지난 4년간 DRAM 칩 생산능력을 약 5배 증가시켜 세계 시장 점유율을 9%까지 끌어올렸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CXMT는 이미 세계 4위 메모리 칩 제조업체로 올라섰으며, 현재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면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바로 뒤에 위치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미국과 동맹국의 제재에 대응해 자국 반도체 업체들에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가 오히려 중국 기업들의 자체 기술 개발 의지를 자극하고,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기존 메모리 시장 선도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의 급성장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미국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향후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