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대중 관세율 125%까지 인상...美 경기침체 확률 급상승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대중 관세율 125%까지 인상...美 경기침체 확률 급상승

4월 2일 이후 S&P 500 지수 3.8% 하락, 10년 국채 수익률 4.34%로 상승
미국의 對中 수출 1435억 달러 타격 우려
격랑 속의 미·중 무역 관세 전쟁 속에 양국의 국기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격랑 속의 미·중 무역 관세 전쟁 속에 양국의 국기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까지 인상하면서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일 악시오스(Axios)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2월 마감 대비 S&P 500 지수를 10.7% 하락시켰고, 미국 경제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55%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104%에서 125%로 인상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8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대한 관세는 90일간 중단됐으나, 10%의 기본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국에 대한 관세만 강화한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1435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2023년 대비 2.9% 감소한 수치다. 미국-중국 비즈니스 협의회(U.S.-China Business Council)2024년 보고서는 "2022년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93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했다""이는 다음 두 아시아 시장이 뒷받침하는 일자리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밝혔다.

주별로는 텍사스, 캘리포니아, 루이지애나가 2023년 미국의 대중국 최대 수출주였으며, 특히 텍사스는 지난 10년 동안 146%의 수출성장률을 기록했다. 석유, 항공기, , 곡물 등이 미국의 주요 대중국 수출품목으로, 이들 산업이 관세 전쟁의 직접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 경기침체 우려 확산, 관세의 불확실성이 더 큰 충격


예측 시장인 칼시(Kalshi)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중국이 보복 관세를 발표한 직후 6일 오후 70%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55%로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가 "해방의 날" 관세를 발표하기 전인 42일의 시장 가격보다 여전히 높은 수치다.

10년 국채 수익률은 4.34%로 마감했는데, 이는 42일 마감 수준인 4.20%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미국 자산으로부터의 자금 이탈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표들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들은 새로운 관세 제도가 전체적으로 약 15% 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은 45%라고 추산했다. 반면 예일 예산 연구소의 어니 테데스키(Ernie Tedeschi)는 중국 관세가 125%로 인상된 것은 전반적인 실효 세율이 여전히 약 25% 포인트 상승했음을 의미하며, 이는 명백한 경기침체 신호라고 분석했다.

경기침체 여부는 주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판단한다. 경제학적으로 GDP를 계산할 때 수입품은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므로 마이너스 항목으로 처리된다. 이런 계산 방식 때문에 단순히 수입이 줄어들면 GDP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높은 관세로 인해 기업들이 설비 투자나 신규 채용을 미루게 되면 오히려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PGIM 채권(Fixed Income)의 미국 수석 경제학자 톰 포르첼리(Tom Porcelli)"50% 관세와 100% 관세를 실제로 구별할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관세율이 54%에 달하더라도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기업의 투자 결정, 즉 자본 지출이나 고용에 대한 투자를 지연시킬 만큼" 충분히 크다고 지적했다.

루미스 세일즈(Loomis Sales)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프라밀라 아그라왈(Pramila Agrawal)"우리는 강세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여전히 올해 성장을 전망하고 있으며, 경기침체가 발생하더라도 2001년과 같이 경미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번 무역 분쟁의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확대된 미국의 대중국 무역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 외교관계위원회(Council on Foreign Relations)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은 전자제품, 기계 및 가전제품, 장난감 및 게임, 섬유 및 화학 제품이었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2005년 이래 2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트럼프 행정부 첫 2년 차에는 418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Scott Bessent)는 이번 관세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였다고 밝혔으나, 미국의 무역 상대국과 예측 가능성을 갈망하는 미국 기업들은 이러한 관세 전략에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125%에 가까운 관세가 유례없는 상황이라 경제적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