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신개발은행, 향후 1년간 10억 달러 지원 약속...월드뱅크 '노동법 개혁 필요' 강조"

비즈니스 스탠다드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에서 한국과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과 월드뱅크(World Bank)의 개혁 제안을 상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은 지난 8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자무나 국빈관에서 무하마드 유누스 방글라데시 수석 고문과 만나 "향후 수개월 내 차토그람에 섬유-패션 대학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회장은 "이를 통해 방글라데시가 세계 최고의 섬유 허브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 LG 등 한국기업, 섬유·패션·에너지 등 투자... 중국은 경제특구와 항만 현대화 관심
성 회장이 이끈 한국 투자단에는 LG를 비롯해 섬유, 패션, 방적, 물류, 의료, 전력, 재생에너지 분야의 주요 기업 대표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영원무역이 운영하는 한국수출가공지역(KEPZ)을 방문한 후 즉각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유누스 수석 고문은 "우리는 새로운 방글라데시를 건설하는 중"이라며 "노동, 산업, 에너지, 투자 분야의 개혁을 통해 외국인 투자가 더욱 쉽고 간소화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1979년 처음 방글라데시를 방문했던 성기학 회장은 정부의 친기업 정책을 높이 평가하며, 영원무역이 곧 차토그람에 섬유-패션 대학을 설립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또한, 한국의 패션·소매 부문 대표들도 방글라데시의 통합 공급망을 이유로 의류 조달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의약품 원료(API) 공장 설립에 대한 관심도 표명됐으며, 유누스 수석 고문은 한 유명 한국인 외과의사에게 차토그람에 병원 설립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유누스 수석 고문은 한국과 중국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해 매월 10일 방글라데시 투자개발청(BIDA) 주관으로 아침 회의를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투자자들의 불만을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전용 핫라인과 콜센터 설치를 제안했다.
한편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도 차토그람 경제특구와 몽글라 항만 현대화에 관심을 표명했다. 메인랜드 헤드기어의 폴린 간 부사장이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인프라, 전력, 통신, IT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30개 기업 대표들로 구성됐다. 대형 중국 기업들은 특히 전기차 인프라,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풍력 및 해상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관심을 나타냈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방글라데시를 남아시아 제조 허브로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방글라데시 투자개발청 아쉬크 마흐무드 빈 하룬 회장은 "브릭스가 주도하는 신개발은행이 향후 1년간 10억 달러를 방글라데시에 지원할 것"이라며 "이미 3억 달러(약 4360억 원)를 투자했으며, 공공과 민간 부문 모두에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드뱅크는 방글라데시 투자 서밋 2025에서 발표한 '방글라데시: 국가 민간 부문 진단' 보고서를 통해 "방글라데시의 인구 성장률이 향후 20년간 대부분의 중소득 국가를 앞지를 것"이라며 "적절한 정책을 통해 매년 건설 분야에서 237만 개, 페인트 및 염료 제조업에서 66만 개,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개혁을 통해 46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월드뱅크는 또한 "방글라데시가 성장 잠재력을 활용하려면 부패, 느린 통관 절차, 제한된 금융 접근성 등의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특히 월드뱅크가 방글라데시 대졸자 청년 실업률이 28%에 달한다며 "방글라데시가 인구 배당 효과의 일부를 낭비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최빈국 졸업 후 유럽연합(EU) 시장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동법 개정과 의류 부문의 수자원 효율성 인증 도입 등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