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전기차 화재 위험에 지하주차장 출입 금지 조치 확산

글로벌이코노믹

중국, 전기차 화재 위험에 지하주차장 출입 금지 조치 확산

항저우 등 주요 도시 2024년부터 안전 우려로 단계적 제한
전기차 화재 발생률은 내연기관차의 1/60 수준에 불과
2021년 7월 2일 로이터 통신에 제공된 이 유인물 사진에서 테슬라의 새로운 모델 S 플래드 전기 자동차가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화염에 휩싸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7월 2일 로이터 통신에 제공된 이 유인물 사진에서 테슬라의 새로운 모델 S 플래드 전기 자동차가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화염에 휩싸여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일부 도시에서 전기차 화재 사고 우려로 지하주차장 진입을 금지하는 강력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스페인 자동차 전문매체 '아우토빌트(Autobild)'는 최근 중국 내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출입 금지 조치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항저우와 닝보, 샤오산 등 저장성 주요 도시들은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진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는 전기차 화재 발생 시 폐쇄된 지하 공간에서의 진화 어려움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항저우에서는 지난해 5월 초 단 일주일 만에 11건의 전기차 화재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이에 해당 지역의 한 5성급 호텔은 지하주차장에 전기차 진입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해당 호텔 관리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화재의 특성과 우리 호텔의 소방 능력을 고려할 때,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진입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의 이용자 '@whyyoutouzhele'는 지난해 9"저장성의 항저우, 닝보, 샤오산 등 지역의 호텔과 다른 건물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전기차의 지하주차장 진입을 금지했으며, 이로 인해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 사용자는 항저우의 휘강(Huigang) 건물이 안전상의 이유로 전기차를 더 넓은 별도 주차장으로 유도하는 안내문을 게시한 사진도 함께 공유했다. 이는 중국 내 전기차 주차 제한이 일부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닌 광범위한 현상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같은 달 샤오산의 또 다른 5성급 호텔도 전기차를 지상 주차장으로 유도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는 야외 공간이 더 넓고 화재 발생 시 위험이 적을 뿐 아니라 소방대원들의 접근성도 높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라디오 프리 아시아(RFA)'가 취재한 샤오산 지역 주민 주(Zhu) 씨는 "전기자전거도 매우 빠르게 화재가 발생한다. 한 사람이 리튬이온 배터리를 엘리베이터에 가지고 들어갔다가 자연발화로 몸의 90%에 화상을 입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항저우의 한 정비소에서 일하는 정비사 쉬 강(Xu Gang) 씨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가 자연발화하거나 충돌 및 사고로 대형 화재를 일으킨 사례를 많이 봤다. 많은 지하주차장은 천장이 낮게 설계되어 있어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전기차 화재, 실제로는 내연기관차보다 발생률 현저히 낮아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화재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실제 통계는 이와 상반된 양상을 보인다.

아우토빌트의 보도에 따르면,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화재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10만 대당 전기차 화재 발생 건수는 25건에 불과한 반면, 가솔린 및 디젤 차량은 1,500건 이상으로 60배 많고, 하이브리드 차량은 3,500건에 육박해 140배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매체는 이처럼 전기차의 화재 발생률이 내연기관차보다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 진화가 어렵고 그 결과가 심각하다는 점이 중국 내 지하주차장 출입 제한의 주요 이유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특히 폐쇄된 지하 공간에서 전기차 화재 발생 시 진화의 어려움과 대피 문제가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히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