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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사력 동원해서라도 그린란드 100% 손에 넣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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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군사력 동원해서라도 그린란드 100% 손에 넣을 것"

희토류 매장지 세계 수요 절반 차지... 중국 독점 깨는 전략적 가치 보유
덴마크-미국 75년 방위협정 위협하는 강경 발언에 광물 개발 기업들 "도움 안 돼"
2025년 2월 5일 그린란드 누크 항구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2월 5일 그린란드 누크 항구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가자 미국, 그린란드, 덴마크 삼국의 오랜 우호 관계와 현지 광물 자원 개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329일(현지시각)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린란드를 100% 손에 넣을 것"이라며 필요시 군사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뉴스위크가 지난 11(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을 파견해 그린란드 피투픽에 있는 미군 우주기지를 방문하게 했다.

인구 약 57000명에 불과하고 대부분이 얼음으로 덮인 일정 수준의 자치적 권한을 보유한 덴마크 영토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이 지역에 매장된 풍부한 광물자원 때문이다. 그린란드 광물자원국(Mineral Resources Authority)의 지도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현대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과 희토류 원소가 다량 매장돼 있다.

◇ 중국 독점 깨는 전략적 자원 보고


워싱턴DC에 본사를 둔 핵심 광물 자문회사 TDICEO 제이 트루스데일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는 세계의 다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이것이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에 관심을 갖는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핵심 광물 및 희토류 공급의 대부분을 국내 채굴과 다른 국가와의 광범위한 협정을 통해 통제하고 있다.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SAFE 정상회의에서 알렉스 웡 백악관 국가안보 수석 부보좌관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44일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응해 일부 희토류 원소 수출 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크리티컬 메탈 코퍼레이션(Critical Metals Corp)CEO 겸 회장 토니 세이지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최근에 구매한 그린란드 남부의 탄브리즈 광산은 중국의 독점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면 배터리에 사용되는 특수 자석 등에 필요한 일부 광물의 전 세계 수요 절반을 공급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매장지"라고 강조했다.

◇ 백악관-기업 파트너십 vs 현지 반발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이 그린란드 광물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강경한 발언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세이지는 "그런 종류의 위협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그린란드는 덴마크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미국과의 협력에 열려 있지만, 강제적인 거래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 고문이었던 드류 혼이 설립한 광물 개발 회사 그린멧(GreenMet)은 최근 세이지의 회사인 크리티컬 메탈스와 탄브리즈 광산 프로젝트에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린멧의 목표는 미국 내 시설에서 희토류 원소 가공을 제공하는 것이다.

세이지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그린란드 남부 탄브리즈 광산을 인수할 당시, 중국 기업들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린란드 정부 관리들이 중국 자본에 매각하지 말라고 적극 조언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중국이 이 광산을 인수했다면, 실제로 개발하지 않고 전 세계 희토류 시장의 독점적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린란드의 광물 자원을 봉쇄하는 전략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덴마크 외무장관을 역임한 예페 코포드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이 "매우 모욕적"이고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광물 개발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덴마크, 미국, 그린란드 간의 방위 협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창설 직후인 거의 7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트럼프의 수사학은 이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포드 전 장관은 "그린란드의 광물 개발이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으로 가는 길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주장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광물 개발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나는 그들이 트럼프와 미국에 맞서 하는 것처럼 뭉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놀랍게도, 그들은 그린란드 사람들을 정말 단결시켰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 전략적 가치 vs 현실적 장벽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린란드 확보는 미국의 광물 자원 안보와 중국 의존도 감소에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고위 외교관 출신인 코포드가 지적한 것처럼 트럼프의 강경한 접근법은 오히려 그린란드 내부에서 미국에 대한 저항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그린란드의 자치정부는 덴마크로부터의 독립을 원하면서도 미국에 흡수되는 것에는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뉴스위크는 그린란드의 철도, 전력 시스템, 심해 항구와 같은 기본 인프라 부족 문제와 혹독한 기후 조건 등이 그린란드 광물 개발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그린란드의 긴밀한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군사적 위협보다 장기적인 경제 협력이 더 효과적인 접근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