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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컴퓨터 부품까지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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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자동차에 25% 관세 부과...컴퓨터 부품까지 포함

USMCA 국가 제품은 일시 유예, 北美 자동차 공급망 재편 불가피
810만대 수입차 중 440만대 직격탄, 370만대는 유예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 있는 제너럴 모터스 공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 있는 제너럴 모터스 공장. 사진=로이터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지난 3일부터 자동차 수입품에 25% 관세를 전면 시행하고, 오는 55일부터는 특정 부품에도 확대 적용한다. S&P 글로벌이 지난 11(현지시각)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섹션 232' 검토에 근거한 것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 공급망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적용의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는 2019'섹션 232' 검토 결과와 함께 "미국의 국가 안보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세웠다. 이번 조치로 2024년 기준 미국이 수입한 810만 대의 승용차, 트럭, SUV 중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국가에서 들어오는 46.0%(약 370만 대)는 일시 유예되고, 나머지 54%(약 440만 대)는 즉시 관세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USMCA 대상 제품에 대한 관세가 일시적으로 유예된다는 점이다. 이는 제품에 포함된 미국 외 함량 가치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이 마련될 때까지만 적용되는 임시 조치다. 2024년 미국 자동차 수입량의 약 46.0%를 차지하는 USMCA 국가들은 단기적으로 혜택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관세 압력의 영향으로 2025년 들어 자동차 수입은 이미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과 2월을 합친 통계를 보면, 캐나다와 멕시코의 단위별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일수 조정 기준). 같은 기간 EU(12.2%), 일본(8.9%), 한국(7.7%)의 수입 감소율도 상당하여 완성차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관세 적용 대상 넓어... 컴퓨터 부품까지 포함


이번 관세 조치는 차량뿐 아니라 부품에도 확대 적용되는 점이 특징이다. 대통령 포고령은 "추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식별하고 부과하기 위한 추가 모니터링"을 촉구하며 향후 관세 대상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2024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관세 적용 대상인 미화 3280억 달러(4678000억 원) 규모의 수입품 중 44.8%는 차량, 55.2%는 부품이다. 이는 과거 태양 전지판이나 세탁기에 적용된 '섹션 201' 보호관세 전략과 유사한 패턴으로, 단순히 완제품 조립 공장이 미국 내로 이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부품 내에서는 기계 부품, 배터리, 전기 제어 범주의 수입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자동차용 컴퓨터 및 컴퓨터 부품도 관세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이다. 포고령은 이들을 '승용차 부품'으로 명시하고 있어, 2024년 미국으로 수입된 1402억 달러(1999600억 원) 상당의 컴퓨터 중 일부가 25% 추가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S&P글로벌은 "컴퓨터 부품의 사용을 정확하게 결정하는 것은 수입업체와 미국 세관에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이는 컴퓨터 수입업체가 추가 규정 준수 비용에 직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많은 컴퓨터 구성 요소가 자동차를 포함한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제품'으로 간주될 수 있어 더욱 복잡한 상황이다.

국가별로 보면 멕시코와 중국 본토가 부품 수입 점유율이 가장 높은 국가다. 2024년 각각 1243억 달러(1772800억 원)682억 달러(972700억 원)의 부품을 미국으로 수출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 본토 수입이 전년 대비 9.9% 감소한 반면, 멕시코에서의 수입은 전년 대비 23.6%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대중국 관세 압력으로 인해 생산 기지가 USMCA 블록으로 이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세 조치에 대한 반응도 각 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캐나다는 맞대응 조치로 미국에서 USMCA를 준수하지 않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에서 USMCA 준수 차량 수입의 미국 함량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EU 국가들의 경우 대미 부품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독일은 2024년 총 자동차 부품 수출액 1417억 달러(202조 원) 중 미국으로 수출된 비율이 2.4%에 불과하지만, 자동차 브랜드 수리 비용에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은 큰 변화를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USMCA 파트너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각각 2024년 총 수출의 61.5%51.7%가 미국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일시적 유예 조치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북미 지역 자동차 공급망의 근본적 재편이 예상된다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