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주민 참석, 뜨거운 관심 표명...하이닉스 "안전관리 최우선" 강조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1일, 주거 지역 토지 승인 투표를 앞두고 주민들의 우려를 완화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첫 번째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컨버전스 센터 포 이노베이션 앤 콜라보레이션에서 열린 이날 설명회는 시작 전부터 많은 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설명회는 SK하이닉스 N.K. 김 부사장의 소개로 막을 올렸다. 이어 S.J. 양 부사장이 회사의 비전, 웨스트 라파예트 투자 목표, 그리고 다른 사업장의 지역사회 공헌 사례 등을 30분간 발표했다. 양 부사장은 "오늘 아침에 이곳에 왔고 내일 떠난다. 하지만 여러분과 함께하는 이 순간은 정말 멋지며, 훨씬 더 일찍 이런 자리를 가졌어야 했다"고 말했다.
발표에서 양 부사장은 SK하이닉스의 지속 가능한 경영 노력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한국 이천 사업장의 친환경 운영 사례를 들며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 목표와 엄격한 환경 규정 준수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이천 사업장에서는 방류수가 매우 깨끗해 주변 하천에 수달이 서식하고, 인근 논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쌀이 생산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 주민들, 경제 효과 기대와 주거 환경 영향에 대한 질문 이어져
발표 후 이어진 30분간의 질의응답 시간에는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많은 참석자들은 SK하이닉스 공장 건설이 가져올 경제적 파급 효과와 혁신적인 기술 도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부 주민들은 이미 산업 용도로 지정된 넓은 부지가 존재함에도 왜 굳이 주거 지역 인근을 선택해 용도 변경까지 감수하려 하는 지 등을 물었다.
제안된 부지 인근 거주자인 르위티 로이는 "한국의 이천 사례와 미국의 현실은 인구 밀도와 토지 이용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면서 "충분한 산업 용지가 있는 상황에서 주거 지역 한가운데 (산업 지역으로 용도 변경해야 하는) 공장을 건설하려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이웃이 되는 것은 좋지만, 너무 가까운 이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해당 부지가 퍼듀 대학교와 회사의 24시간 공급망 운영에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역 사회와 지방 당국의 의견을 경청하고 부지 변경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티피카누 카운티 지역 계획 위원회 회의에서 퍼듀 대학교 관계자들이 용도 변경에 반대한 것과는 달리, 이번 설명회에서는 대학 관계자로 신분을 밝힌 주민은 없었다.
◇ 첨단 패키징 시설,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SK하이닉스의 웨스트 라파예트 시설은 첨단 칩 패키징을 전문으로 할 예정이다. 이는 여러 개의 작은 컴퓨터 칩을 쌓아 고성능 칩을 만드는 핵심 공정이다. 영 부문장은 SK하이닉스가 인공 지능 소프트웨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 칩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 기업임을 강조하며, 2028년 말까지 해당 시설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세계 4위의 반도체 기업으로, 모회사인 SK그룹은 막대한 매출과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은 이미 미국 내 21개 주에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제약 분야에 345억 달러(약 49조2073억 원) 이상을 투자하며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퍼듀 대학교 인근에 조성될 이 시설은 웨스트 라파예트를 미국의 '잠재적인 반도체 중심지'로 부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발표 자료를 통해 7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에 약 530억 달러(약 75조5939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SK하이닉스는 공장 건설 과정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량 타이어 세척 시스템, 정기적인 먼지 관리, 임시 방음벽 설치, 교통 관리 등 구체적인 안전 조치 계획을 제시했다.
회의에 참석한 에린 이스터 웨스트 라파예트 시장은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을 적극 지지하며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는 오랫동안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안전, 지속 가능성, 지역 사회 영향 등 모든 면에서 기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역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웨스트 라파예트 주민들로 구성된 지역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퍼듀 대학교와 협력하여 지역 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화학 폐기물 관리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화학 물질 운반 트럭을 이틀에 한 번씩 현장에서 안전하게 호위하여 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거 이천 본사에서 부상 사고가 있었지만 시설 내에서 통제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했다. 익명을 요구한 은퇴한 보건안전 코디네이터는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프로젝트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부지 선정은 아쉽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반도체 업계에서 25년간 근무한 한 주민은 SK하이닉스의 안전 조치에 신뢰를 표하며 패키징 공정은 칩 생산 과정에서 가장 깨끗한 단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국을 20번 이상 방문했다는 또 다른 주민 역시 SK하이닉스의 안전 관리 능력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와 퍼듀 대학교 관계자들은 5월5일로 예정된 시의회의 용도 변경 투표 전에 추가적인 주민 설명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