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83GW 이상 관리하는 한국전력공사, 하노이서 EVN과 협력 강화 합의... SMR 기술이전 가능성도, 닌투안 원전 건설 참여 가능성 시사

베트남 경제전문 매체 카페프(cafef)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베트남전력공사(EVN)와 한국전력공사(KEPCO)가 하노이에서 원자력 발전 협력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1일 하노이에서 당호앙안(Dang Hoang An) EVN 이사회 의장과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회장 겸 총괄 이사장은 면담을 갖고 전기 분야의 스마트 기술 적용과 원자력 발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운영 효율성 제고와 미래 전력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상호 지원, 경험 공유에 합의했다.
당호앙안 EVN 이사회 의장은 "수년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준 한국전력공사에 감사하다"며 "전기 분야의 스마트 기술 개발 투자에 대한 한국전력공사의 제안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으며, 또한 양측이 "협력 강화, 학습, 경험 교환을 위한 전문 실무 그룹 설립"을 제안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한국전력공사는 현재 대한민국 내 총 150GW 중 83GW 이상의 전력을 관리·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응이손(Nghi Son) 2 BOT 프로젝트와 붕앙(Vung Ang) 2 BOT 프로젝트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전력공사와 EVN은 베트남 내 관리 및 전승 수준의 인적 자원 교육 지원, 경험 교환 및 공유, 지원 등의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2월 EVN을 닌투안(Ninh Thuan) 1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의 투자자로, 베트남석유가스공사(PetroVietnam)를 닌투안 2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의 투자자로 지정했다.
닌투안 원자력 프로젝트는 2개 발전소로 구성되며, 각 발전소는 2개 발전기를 갖추게 된다. 닌투안 1 발전소는 투안남(Thuan Nam) 지구 푸옥딘(Phuoc Dinh) 코뮌에, 닌투안 2 발전소는 닌하이(Ninh Hai) 지구 빈하이(Vinh Hai) 코뮌에 위치할 예정이다.
베트남 산업통상부가 협의 중인 전력개발계획(PDP8) 조정 초안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소의 투자 비율은 약 5,500달러/kW로 추산된다. 이를 기준으로 닌투안 1, 2 발전소의 총 용량 4,000MW에 대한 투자 자본은 약 220억 달러(약 31조 3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한국, 러시아,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들이 닌투안 원자력 프로젝트 이행을 위한 협력 의사를 밝혔으며, 특히 한국에서는 한국전력공사 외에도 다른 기업들의 참여 의향이 확인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난 2월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베트남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한 여러 분야 진출에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같은 달 응우옌 홍 디엔(Nguyen Hong Dien) 베트남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회장 겸 CEO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계인 회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설계, 제조, 시공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베트남 내 투자 및 기술이전 협력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원자력 발전소 자재 분야에서도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한국의 원자력 협력은 최근 양국 간 경제 협력이 심화되는 가운데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SK그룹,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주요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베트남 원자력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