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규모 평시 세금 인상으로 미국 가구당 연간 약 3443달러 추가 부담 전망
역사적 저점은 장기 투자자에게 큰 기회
역사적 저점은 장기 투자자에게 큰 기회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145%까지 인상하고 나머지 국가에 대해서는 10%로 조정한 이후에도 평균 관세율은 28.2%를 유지하고 있다. BCA 리서치는 "중국 수입이 145% 관세로 인해 50% 감소하더라도 미국의 관세율은 21%로, 스무트-홀리 관세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세금재단(Tax Foundation)은 이번 관세로 인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감소 효과를 0.8%~1.0%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미국 가구당 연평균 약 3443달러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골드만삭스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0.2%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버코어ISI는 최대 3.4%의 GDP 감소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국 재무부 국채 시장에서는 불과 일주일 만에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0베이시스포인트(bp) 급등하는 이례적인 변동성을 보였다.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현금 확보 대란' 당시와 유사한 수준의 급격한 변화다. 주택 구매자와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금융스트레스 지수는 무역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4일 이후 112.3% 상승했다. 금융 스트레스 지수의 중간값은 14% 상승했으며, 평균은 33% 증가했다. RSM에 따르면 금융 조건은 지난 2년간 가장 타이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 역대 최악 소비자 신뢰도와 투자 기회 공존
시장 베팅 플랫폼인 칼시(Kalshi)와 폴리마켓(Polymarket)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63%에 달한다. JP모건은 공식 경기침체 확률을 60%로, 다른 경제학자들은 약 50%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12개월 기준 6.7%로, 198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비자 신뢰도는 지난 2022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2%를 기록했을 때보다 더 비관적인 수준으로 하락했다. 조 와이젠탈(Joe Weisenthal)은 "소비자 신뢰도가 더 하락하면 1952년 이후 7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러 가치는 최근 3년 내 최악의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극심한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안전 자산으로서 상승하지 않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데일리차트북에 따르면 이는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찰리 빌렐로(Charlie Bilello) 자료에 따르면, 변동성지수(VIX)가 50을 초과하는 극심한 공포 상황에서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1년 후 평균 35%, 2년 후 평균 53%(연평균 23.6%), 5년 후 평균 129%(연평균 18.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베스포크(Bespoke)에 따르면 지난주 주식시장은 과매도 상태에 빠졌으며, 경기침체에 진입하더라도 더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포트폴리오 비주얼라이저의 10만 회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현재 기준으로 추가적인 9% 하락이 가장 일반적인 시나리오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 7일 기록한 21.3% 하락 저점 수준을 재테스트하는 정도다.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 시 추가적인 15% 하락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하고 있다.
리솔츠 자산관리(Ritholtz Asset Management)는 "미국 주식은 지난 221년 동안 28번의 경기침체와 불황, 공황, 팬데믹 봉쇄, 세계적인 독감 대유행, 남북전쟁을 거치면서도 10년마다 평균 2배의 수익률을 제공해왔다"며 "이번 무역전쟁 역시 결국 지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 "위기 속 기회"... 역사적 관점에서 본 현 상황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위기가 역사적 관점에서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찰리 빌렐로의 분석에 따르면, 공포가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했다. 특히 변동성지수(VIX)가 50을 넘는 극단적 상황에서의 투자는 평균 이상의 수익으로 이어졌다.
금융시장 데이터 전문가들은 공황 상태의 시장에서 나타나는 '과매도' 현상이 장기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진입 시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베스포크와 같은 시장 조사기관은 주식시장이 이미 상당한 조정을 겪었으며,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 금융시장은 대공황, 두 차례의 세계대전, 오일쇼크, 닷컴 버블,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왔다. 시장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장기적으로는 꾸준한 성장세를 회복해왔다. 금융 전문가들은 현재의 무역전쟁과 관세 갈등 역시 결국 시장이 적응하고 극복할 수 있는 도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