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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중국 스파이, 정보 수집 넘어 주요 기반시설 파괴 공작 위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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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중국 스파이, 정보 수집 넘어 주요 기반시설 파괴 공작 위험 증가

FBI, 5000건 방첩 활동 중 절반이 중국 연계...미 전력망·항만 등 핵심시설 위협 현실화 우려
2017 년 5 월 13 일에 찍은 이 일러스트레이션 사진에서 사이버 코드가 투사되어 있는 한 남자가 노트북 컴퓨터를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7 년 5 월 13 일에 찍은 이 일러스트레이션 사진에서 사이버 코드가 투사되어 있는 한 남자가 노트북 컴퓨터를 작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미국 내 중국 스파이들이 단순 정보 수집을 넘어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물리적 파괴 공작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11(현지시각) 뉴스위크에 게재된 이안 미치 랜드연구소(RAND) 선임정책연구원의 견해에 따르면, 중국의 스파이 활동이 점차 적극적이고 파괴적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미치 연구원은 "수십 년 동안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 활동은 자국의 군사력과 경제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으로부터 지적 재산을 훔치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그러나 해커들이 민감한 미국 시스템에 침투하는 데 점점 더 능숙해짐에 따라 이러한 노력은 절도를 넘어 중요한 기반시설을 물리적으로 방해할 수 있는 위치로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미치 연구원은 "지난해 미국 관리들은 중국의 사이버 무기 증강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음을 거의 인정했으며, 일련의 해킹 사건으로 중국이 미국 전역 항구, 전력망 및 기타 중요 시스템을 무력화할 태세를 갖추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약 5000건의 방첩 활동 사례 중 약 절반이 중국과 관련이 있다고 2020년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당국은 중국 국적자가 관광객으로 가장하여 군사 기지 및 기타 민감한 장소에 접근하려고 시도한 수십 건의 사건을 추적하고 있다.

◇ 중국 스파이 네트워크, 반체제 인사 탄압에서 핵심시설 공격으로 확대 우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미국 내 스파이 활동은 더 공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치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이른바 '중국 송환 부대'는 비밀리에 반체제 인사를 색출하면서 친척을 위협하거나 투옥하는 등의 전술을 통해 반체제 인사들이 중국으로 돌아가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2021년에는 베이징을 대신해 행동하는 전직 미국 교도관이 모하비 사막에서 시진핑 주석의 머리를 코로나바이러스로 묘사한 조각상을 불태운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중국의 전직 민주화 지도자이자 현재 미국 시민권자로 귀화한 인물이 하원의원 출마를 선언하자, 중국 정보요원이 누군가를 고용해 이 후보를 매춘부와 연결시키거나, 폭행하거나, 차량을 조작해 충돌을 일으켜 선거 운동을 방해했다고 미치 연구원은 전했다.

2023년 시 주석의 샌프란시스코 방문 기간에는 중국 정부와 연계된 단체들이 반베이징 시위대에 대한 조직적인 공격을 벌여 깃대와 화학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눈에 모래를 던지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고 미치 연구원은 설명했다.

미치 연구원은 "중국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여러 도시에 법 집행관을 포함한 깊은 정보원과 인맥을 구축하여 중국을 대신해 민간인에게 해를 입히고 재산에 피해를 입히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례로, 반체제 예술가의 작품을 구입하는 데 관심이 있는 미술품 딜러로 가장한 공작원들이 몰래 그의 직장에 감시 장비를 설치하고 그의 차에 GPS 추적기를 설치했다""그러한 은밀한 감시 훈련을 받은 공작원들이 어떻게 폭발물을 설치하고, 불을 지르고, 암살을 수행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미치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 내에서 적극적으로 파괴 공작을 계획하고 있다는 뚜렷한 징후는 거의 없지만, 미국 국가안보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중국이 안보를 시험하고 해당 지역을 물리적으로 공격할 계획을 수립하려는 초기 노력의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치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 땅에서 파괴 공작을 벌일 가능성은 그리 먼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화시키기 위해 암살 시도, 방화, 폭탄 테러, 물리적 공격, 수중 케이블 절단 등 유럽에서 뻔뻔스러운 비밀 작전을 벌이고 있고, 이란은 오랫동안 미국 땅에서 청부살인과 납치 음모를 추구해 왔다"고 비교했다.

미치 연구원은 "중국의 전략은 일부 정보원이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하에 많은 수의 정보원을 모집하는 것"이라며 "학생, 사업가 등 합법적인 위장이 의심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적은 사람들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FBI의 새 지도부가 전통적인 우선순위에서 이민 집행으로 수사 자원을 전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미국이 중국의 무분별한 스파이 활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치 연구원은 지적했다.

미치 연구원은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의 첩보기관들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이 물러서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면 중국은 미국 땅에서 더 공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대담함을 갖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안 미치는 랜드연구소의 선임 정책 연구원으로, 국토 안보, 비정규전, 대테러 등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으며, 이전에 국토안보부의 고위 정보 장교로 근무한 바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