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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 중공업, 도시 항만서 연어 양식… 해수 정화로 비용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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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 중공업, 도시 항만서 연어 양식… 해수 정화로 비용 절감

소비지 근접 생산으로 신선도 극대화
도심부에 있는 가와사키 중공업 고베 공장의 한쪽에서 트라우트 연어를 시험 양식하고 있다. 사진=고베시이미지 확대보기
도심부에 있는 가와사키 중공업 고베 공장의 한쪽에서 트라우트 연어를 시험 양식하고 있다. 사진=고베시
가와사키 중공업이 도시부 항만에서 해수 정화 기술을 활용한 어패류 양식에 성공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니케이 보도에 따르면 가와사키 중공업은 해수를 여과·살균하고 어류 성장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폐쇄형 가두리 시스템을 운영, 기존 해상 양식의 입지 제약을 극복하고 비용 절감과 어업 종사자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소비 수요가 높은 연어를 소비지 근처에서 효율적으로 생산하여 신선도를 극대화하고 공급망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해상 양식의 패러다임 전환

가와사키 중공업이 플랜트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이번 시스템은 수질과 수온을 정밀하게 제어하며 무균 상태의 해상 양식을 가능하게 한다. 치어 확보 및 양식 노하우는 수산 대기업인 마루하니치로(マルハニチロ)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으로 확보했으며, 이미 기술 실증까지 완료했다. 지난 1월부터 고베항(고베시)에 위치한 자사 고베 공장 안벽에서 트라우트 연어 시험 양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4월 하순 첫 출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의 해상 양식 방식은 개방형 그물 가두리를 이용하여 어패류를 양식해왔다. 이러한 방식은 잔잔하고 따뜻하며 해류가 잘 통하고 깨끗한 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특정 지역에 입지가 제한적이었으며, 주로 서일본 지방에 양식장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자연 환경에 그대로 노출된 양식은 적조 발생 시 어류가 집단 폐사하거나 해수 온도 변화에 따라 성장이 늦어지는 등 예측 불가능한 위험 요소들을 안고 있었다.

◇ 지속 가능한 양식업의 해법 제시

가와사키 중공업의 새로운 시스템은 해상 양식임에도 비닐 소재로 제작된 가두리를 통해 외부 환경과 완전히 차단된 독립적인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게 어류를 양식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가두리 내부의 해수는 첨단 정화 시스템을 거쳐 무균 상태를 유지하므로, 어류 사육 과정에서 불필요한 약품 투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아니사키스(アニサキス)와 같은 기생충 발생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도시 지역 양식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가와사키 중공업 측은 "새로운 시스템 도입 비용은 수조 설치 및 용수 확보 등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한 육상 양식에 비해 훨씬 낮으며, 일정 규모 이상으로 확대할 경우 기존 해상 양식과 비교해도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해수에 산소를 효율적으로 공급하여 어류의 성장을 촉진하고, 고성능 여과 장치 등을 통해 수질을 정밀하게 관리함으로써 어류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동일한 수량의 물을 사용하여 양식할 수 있는 어류의 양을 비교한 결과, 기존 방식 대비 약 6배나 높은 생산 효율성을 나타냈다고 한다.

가와사키 중공업은 고베에서의 트라우트 연어 시험 양식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6년까지 스시 전문점 등 다양한 수요처에 시범적으로 공급하여 사업성을 철저히 검증한 후, 2027년 본격적인 상업화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들은 자체 개발한 혁신적인 양식 기술을 널리 보급함으로써 지방을 중심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어촌의 고령화 및 양식업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 해양수산부의 수산자원조사에 따르면 2022년 국내 해상 양식업 생산량은 약 91만 톤으로, 전체 어업 및 양식업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비중을 담당하고 있다. 이는 1984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어업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과 잦은 적조 발생, 전 세계적인 어패류 수요 증가로 인한 수산 자원 고갈 등 다양한 위협 요인이 산재한 상황에서, 가와사키 중공업의 새로운 기술이 국내 양식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