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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하이브리드로 방향 틀어선 자동차 시장, 전기차 전환은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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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하이브리드로 방향 틀어선 자동차 시장, 전기차 전환은 지연

최종 배송 단계에만 배터리차 확산, 충전시설 부족과 높은 가격으로 전기차 대중화 늦어져
2023년 9월 26일에 찍은 이 그림에서는 자동차 미니어처, 전기 차량(EV)이라는 단어, EU 및 중국 국기를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9월 26일에 찍은 이 그림에서는 자동차 미니어처, "전기 차량(EV)"이라는 단어, EU 및 중국 국기를 볼 수 있다. 사진=로이터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가 승용차부터 헬리콥터, 택시, 셔틀 등 모든 운송 수단의 전기화와 자율주행화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실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뉴스위크 지난 15(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뉴스위크가 선정한 2023년 세계 최고의 자동차 혁신가 경영자인 도요타 아키오 토요다 회장의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다. 전 세계 운전자들, 특히 미국인들은 여전히 휘발유 자동차를 선호하며 하이브리드 기술을 점진적으로 수용하는 추세다. 운전자들은 직접 운전하기를 고집하면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가끔씩만 사용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전기차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로의 전환은 경제적 압박, 충전 시설 제한, 규제 및 무역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이지 후퇴가 아니다"라고 오토파시픽의 분석 이사인 폴 와티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와티 이사는 "만능 접근 방식이 아닌, 소비자가 전환기에 있는 곳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자동차 업계는 내년 다양한 배터리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시장 확산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내년에는 시장 구석구석에 다양한 배터리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이지만, 문제는 다양성이 아니라 경제성과 충전 시설이다. 정부 지원금 없이는 대중화가 지연될 수 있으며, 특히 충전소가 충분하지 않은 중부 미국 지역에서는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와티 이사는 설명했다.

와티 이사는 "우리는 변곡점에 있다. 배터리 전기차가 자체적으로 비용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시장이 침체될 것이다. 보조금과 세금 혜택은 격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속 가능한 해결책은 아니다. 장기적 성공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배터리 기술과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여 비용을 절감하는 데 달려 있다"라고 분석했다.

◇ 상용차·배송 부문 전기화 가속, 자율주행은 기술기업 주도로 바뀌어

순수 전기 승용차 시장이 더디게 성장하는 반면, 상용차 부문에서는 전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리비안은 아마존 독점 계약 종료 후 전기 배송 차량과 전기 상용 차량 판매를 시작했으며, 쉐보레는 브라이트드롭 차량을, 램과 포드는 전기 밴을 공급 중이다. 미국 우정청도 차세대 전기 우편 트럭을 도입했다.

"배터리 전기 자동차는 배송 차량에 자연스럽게 적합하다. 소프트웨어 기반 경로 최적화로 충전 없이 배송 일정을 계획할 수 있고, 움직이는 부품이 적어 유지보수 비용이 절감된다. 또한 '스케이트보드식' 차대 설계와 낮은 무게 중심으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화물 공간과 주행성을 최적화할 수 있다"라고 제이디 파워의 부사장 토니 살레르노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살레르노 부사장은 "더 조용하고 깨끗하며 운영 비용이 저렴한 배터리 전기 배송 차량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최종 배송 단계 물류의 미래"라고 전했다.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는 웨이모가 서비스를 더 많은 도시로 확장하고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5 무인택시를 개발하는 동안, 제너럴모터스는 크루즈 자율주행 택시 운영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크루즈의 운영 중단은 완전 자율주행이 여전히 거대한 장애물을 가진 장기적 과제임을 상기시킨다. 웨이모의 확장은 자율주행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지만, 자율주행이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기술 회사의 영역인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라고 와티 이사는 분석했다.

와티 이사는 "업계 내 일부 시각은 '언제'에서 '만약'으로 바뀌었다. 자율주행 트럭 운송이나 특정 지역으로 제한된 캠퍼스 같은 통제된 환경의 사업 모델은 여전히 확고하지만, 완전 자율주행 소비자 차량으로 가는 길은 예상보다 훨씬 더 멀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자동차 내부도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움직이는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차량 내 오락 시스템, 안마 기능이 있는 좌석, 인공지능 기반 인터페이스의 부상은 차량이 '3의 장소'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와티 이사는 설명했다.

이런 공간은 자동차 제조업체와 앱 개발사의 수익 창출 지점이기도 하다. 와티 이사는 "다목적 스포츠 차량(SUV) 등장 이후 가장 근본적인 생활방식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며 좌석 열선부터 영화 스트리밍까지 모든 구독 서비스가 널리 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신생 자동차 기업들의 생존 경쟁도 치열하다. 카누, 피스커, 니콜라 등 여러 신생 업체가 파산을 신청했다. 살레르노 부사장은 "신생 업체의 가장 큰 시험대는 기술력이 아닌 재정적 인내력이며, 경쟁은 혁신이 아닌 빠른 확장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터스포츠도 미래 기술의 시험장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와티 이사는 "포뮬러 원의 캐딜락, 내구 레이스의 포드와 제네시스, 사막 랠리의 아우디는 모두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마케팅뿐 아니라 신기술 개발에서도 모터스포츠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