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HMM, SK해운 인수 추진...19조 투자, 컨테이너선 확대 '정조준'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HMM, SK해운 인수 추진...19조 투자, 컨테이너선 확대 '정조준'

135억 달러 투자, 컨테이너 사업 확장 박차
SK해운 인수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SK해운 인수를 추진 중인 HMM.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SK해운 인수를 추진 중인 HMM. 사진=로이터
한국 해운 대기업 HMMSK해운 인수를 추진하며 선단을 약 50% 확장하고, 컨테이너선 사업 강화를 위해 135억 달러(19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신조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HMM은 컨테이너선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SK해운의 일부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실사를 진행 중이다.

HMM 컨테이너 사업부 이정엽 전무는 지난 15(현지시각) 트레이드윈즈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SK해운 인수는 SK해운이 정기 컨테이너선 사업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주로 유조선과 벌크선을 포함한다", 이번 투자를 통해 컨테이너 해운 사업을 한층 강화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HMMSK해운의 탱커선, 액화석유가스(LPG), 벌크선 등 일부 사업부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K해운은 원유선 22, LPG14, 벌크선 10척 등을 운용하고 있으며, HMM은 이번 인수 가격으로 2조 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는 신조선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크기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회원이며, 제 생각은 다른 회원들과 동일한 크기의 선박을 보유하여 선단이 호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1TEU에서 16000TEU 미만의 컨테이너선이 글로벌 무역에 가장 큰 유연성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HMM 전체 매출에서 컨테이너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5%에 달하며, 컨테이너선 시황 변동에 대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 사업 다각화 및 불황 대비


HMM은 향후 신조선에 적용할 연료 옵션으로 메탄올과 LNG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 이 전무는 "우리는 메탄올 연료에 대해 AP 몰러-머스크와 같은 입장"이라며, "석유 회사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메탄올 공급에 대해 논의하지만, 그린 메탄올과 메탄올 벙커링 항구의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NG 연료 엔진 기술은 크게 개선되었으며 LNG를 사용한다면 메탄 슬립은 최소화될 것"이라며 LNG 또한 유력한 선택지임을 내비쳤다. HMM은 지난해부터 SK해운 인수를 검토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른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 국면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벌크선은 화주와 장기 계약을 맺는 특성상 불황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 신조선 발주 계획 및 탄소 감축 노력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HMM은 선박 배기가스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선박 탄소 포집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 전무는 "현재 시험 운항 중인 몇 척의 선박에 탄소 포집 장치를 설치했으며, 올해 말에 결과를 종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MM은 이미 2030년까지 벌크선 사업 규모를 110, 1256DWT까지 확대하기 위해 5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벌크선 매출 비중을 22%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한편, HMM은 최근 9000TEU급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 'HMM 그린호'를 인도받았다. 이 선박은 HMM2023년에 발주한 9척의 신조선 중 첫 번째로, 2027년에는 한국과 미국 주요 항만 간 잠재적인 녹색 해운 항로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정엽 부사장은 "9000TEU급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은 탄소 중립을 향한 회사의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HMM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5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 증가했으며, 매출 또한 39% 늘어난 117002억원을 기록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주요 주주인 HMM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침체된 해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해운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HMM의 몸집이 더욱 커지면서 향후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HMM은 지난해 하림그룹과의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된 바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