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관세 정책으로 반도체 장비업계 연간 10억 달러 이상 손실 예상

글로벌이코노믹

美 관세 정책으로 반도체 장비업계 연간 10억 달러 이상 손실 예상

주요 업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램리서치· KLA 각각 3억 5천만 달러 피해 추산
2023년 2월 17일에 찍은 이 그림 사진에서 반도체 칩이 있는 인쇄 회로 기판에 중국과 미국의 국기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2월 17일에 찍은 이 그림 사진에서 반도체 칩이 있는 인쇄 회로 기판에 중국과 미국의 국기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미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계에 연간 10억 달러(14251억 원) 이상의 비용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5(현지시간) 이 문제에 정통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관세로 인해 입게 될 손실이 연간 10억 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주 워싱턴에서 업계 관계자들과 의원들 간 논의에서 나온 업계 추산치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3대 칩 장비 제조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pplied Materials), 램리서치(Lam Research), KLA는 각각 연간 약 35000만 달러(4987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온투이노베이션(Onto Innovation) 같은 소규모 업체들도 수천만 달러의 추가 비용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공개된 추산치에는 해외 경쟁사에 대한 덜 정교한 장비 판매 감소로 인한 매출 손실과 칩 제조 장비의 복잡한 부품에 대한 대체 공급업체를 모색하는 비용이 포함됐다. 또한, 관세 규정 준수의 복잡성을 처리하기 위한 인력 충원 등 행정 비용도 감안됐다.
◇ 트럼프 행정부 신규 관세 검토 중, 칩 산업 통제 강화 움직임

미국 반도체 장비업계는 이미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시행된 대중국 수출 통제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잃은 상태다. 이들 기업은 수천 개의 특수 부품이 필요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칩 제조 장비를 생산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발표한 상호 관세를 대부분 중단했으나, 미국 내 제조업 촉진을 위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검토 중이며, 지난 월요일 수입품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입법자들과 행정부 관료들은 지속적인 대화의 일환으로 반도체 업계 임원 및 국제 무역 그룹인 SEMI의 관계자들과 함께 관세 비용에 대해 논의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는 취재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KLA와 램리서치 역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한다.

소식통은 "기업당 35천만 달러라는 초기 추정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관세 정책이 구체화됨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각 칩 제조 장비에는 다양한 구성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최종 관세 체계가 아직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계산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3년간 인공지능(AI), 군사 응용 프로그램 또는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기타 방법에 사용되는 최첨단 칩 생산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왔다. 이러한 미국의 수출 통제는 중국이 자국 내 칩 장비 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