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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최대 245% 확대로 미·중 무역전쟁 격화...WTO "세계무역량 0.2% 감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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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최대 245% 확대로 미·중 무역전쟁 격화...WTO "세계무역량 0.2% 감소할 것"

중국, 서비스·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보복 확대
美의 교육·관광·금융 등 연간 320억 달러 흑자 타격 우려
미국과 중국이 보복 관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이 보복 관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관세를 넘어 서비스 산업까지 확대되면서 세계 무역 전망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2025년 세계 무역량이 0.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6(현지시각) CNBC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최대 24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최대 125%의 보복 관세로 맞대응했다. 현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실질 관세는 총 145%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은 관세 외 조치를 통해 미국의 서비스 산업을 겨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WTO는 최신 '글로벌 무역 전망 및 통계' 보고서를 통해 "관세 급증과 무역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세계 무역에 대한 전망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시행 중인 관세와 '상호 관세'90일 유예를 포함해 세계 상품 거래량은 2025년에 0.2% 감소한 후 2026년에 2.5%의 완만한 회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 미국 서비스·엔터테인먼트 부문 타격하며 전략 다변화


중국은 상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단순한 보복을 넘어 미국의 서비스 산업을 표적으로 한 다양한 비관세 조치를 전개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희토류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확대하고 듀퐁, 구글 등 미국 기업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시작했다. 또한 보잉사에 대해서는 중국 항공사에 항공기 및 관련 장비 구매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최근 들어 중국은 미국 영화 수입을 줄이겠다고 발표하고 자국민들에게 미국 여행을 자제하도록 경고하는 등 엔터테인먼트와 관광 분야로 보복 범위를 확대했다. 리스크 자문사 테네오의 가브리엘 윌다우 전무이사는 "미국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은 미국 측에 고통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목표물"이라며 애플, 테슬라, 제약회사 및 의료기기 회사들이 중국의 제재, 규제 강화, 수출 통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 연구소의 웬디 커틀러 부소장은 "중국은 이 보복 게임에서 두 나라가 활용할 수 있는 많은 지렛대가 있다는 신호를 워싱턴에 분명히 보내고 있다""이 모든 것은 미국 기업들에게 다양한 수준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관세와 다른 규제들이 시행됨에 따라 두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라의 추정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서비스 수입은 지난 20년간 급증해 2024년에는 550억 달러(78조 원)를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서비스 무역 흑자는 320억 달러(45조 원)에 달했다. 서비스 무역은 여행, 교육, 법률, 컨설팅, 금융 서비스 등을 포괄한다.

특히 미국 서비스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교육 부문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노무라는 여행 부문에서 교육 관련 지출이 71%를 차지하며, 이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27만 명 이상의 중국 학생들의 등록금과 생활비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미국 여행에 대한 제한을 강화할 경우 240억 달러(34조 원)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추정이다.

◇ 사이버·기술 분야로 확대되는 갈등과 WTO 경고


적대감 고조의 또 다른 신호로, 중국 경찰은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을 대신해 중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3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중국 관영 매체는 자국민들에게 미국 기술 사용을 피하고 국내 대안으로 대체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분석센터의 징첸 전무이사는 "우리는 공급망뿐만 아니라 인적 관계, 지식 교환 및 규제 프레임워크에서 더 깊은 디커플링을 볼 수 있다""이는 거래적 긴장에서 체계적 차이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WTO'상호적' 관세의 적용과 정책 불확실성의 파급 효과를 포함해 "심각한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세계 상품 무역에서 1.5%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수출 지향적인 최빈개도국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WTO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랄프 오사는 중국과 미국 간의 관세는 양국 간 무역의 "급격한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는 2025년 글로벌 상품 무역 성장률에서 1.7% 포인트를 빼앗겨 전체 수치를 마이너스로 전환시켰다. 아시아와 유럽은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지만, 아시아의 기여도는 0.6%포인트로 기준선 시나리오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WTO는 미·중 무역의 차질이 "상당한 무역 전환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역이 전환됨에 따라 중국 상품 수출은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4%에서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무역기구는 지적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관세 중심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4월 초 180개국 이상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상호 관세'를 발표했으며, 이후 시장 혼란이 일어나자 90일 동안 10%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양측은 협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면서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17일 일일 브리핑에서 중국은 경제 및 무역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미국은 "위협과 협박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백악관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공은 중국에 있다. 중국은 우리와 협상을 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들과 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