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조달부터 탄소 감축 효과...수입 의존 벗어나 에너지 안보 기여
2027년 상용 생산 목표...간벌재 활용 및 인증 확보 과제 남아
2027년 상용 생산 목표...간벌재 활용 및 인증 확보 과제 남아

지난 19일(현지시각) 닛케이에 따르면 SAF에는 다양한 제조 방법이 있다. 폐식용유 등을 가공해 생산하는 'Hydroprocessed Esters and Fatty Acids(HEFA, 수소처리油脂)' 기술은 비용이 절감되어 실용화가 앞서가고 있다. 특히 외식 체인이나 식품 제조사 등은 기름 사용량이 많아 회수 효율이 좋다. 다만 양계·양돈용 사료나 공업 원료 등으로 이미 용도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SAF로 전환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장래에는 바이오에탄올 등 알코올에서 SAF를 만드는 '알코올-제트유 전환 공정(ATJ)' 방식이 증가하며 HEFA 방식을 역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란자젯(LanzaJet)이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 내에서는 이데미쓰 고산, 코스모 석유, 다이요 석유가 ATJ 방식 생산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초기에는 사탕수수나 옥수수에서 만드는 '1세대' 바이오에탄올을 원료로 사용하나, 1세대는 식량과 경합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목재를 원료로 하는 '2세대' 바이오에탄올이 주목받는다. 제지 회사들은 종이 원료로서 목재를 다뤄온 실적과 지식을 살려 ATJ용 바이오에탄올 생산에 착수한다. 원료는 다양하다. 렌고는 건축 폐자재, 다이오 제지는 폐지 및 폐기물을 활용한다. 오지 홀딩스(HD)와 일본제지는 목재 칩을 사용한다. 이미 오지 HD가 제조 플랜트를 가동하는 등 기술은 확립된 상태다.
◇ 국산재 활용 통한 생산 확대 전략
일본제지는 국산 목재 100%로 바이오에탄올 제조를 목표로 삼는다. 연료용을 제외한 국산 목재 중 약 10%를 본업인 제지 사업 등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집하망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제지는 스미토모 상사, 바이오매스 관련 스타트업인 그린 어스 인스티튜트(Green Earth Institute, GEI) 3개사가 공동 출자 회사를 설립하고, 이와누마 공장(미야기현 이와누마시)에 바이오에탄올 플랜트를 건설한다. 2027년부터 연간 1000kl 이상 생산하고, 2030년경에는 수만 kl 이상으로 생산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바이오에탄올에서 SAF를 만드는 ATJ 공정은 석유 원매사 등이 담당할 것을 상정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정한 '국제민간항공을 위한 탄소 상쇄 및 감축 제도(CORSIA)'에서 이 제도에 적합한 항공 연료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원료 조달부터 제조까지의 온실가스(GHG) 배출량을 석유 유래 제트 연료에 비해 10% 이상 절감해야 한다. 원료가 되는 바이오매스가 주산물인 경우에는 토지 이용 변화에 따른 GHG 배출량도 가산해 고려해야 한다.
바이오매스 원료 등을 기반으로 제조된 순도 100%의 제트 연료는 '니트 SAF'라고 불리며, 석유 유래 연료와 혼합한 후에 SAF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니트 SAF의 GHG 절감률이 20%일 경우, 50% 혼합하면 SAF 전체에서 10%를 절감한 것으로 계산된다. SAF 품질 규격을 정하는 표준화 단체인 ASTM 인터내셔널은 현재 기존 연료에 대한 니트 SAF 혼합률을 최대 50%로 제한하고 있다.
일본 자원 에너지청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는 SAF의 GHG 절감률을 50% 이상으로 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 SAF를 제조할 때 수입 원료에 의존하면 수송 시 CO₂ 배출량이 많아져 SAF의 GHG 절감률이 낮아진다. 반면 국내에서 원료를 조달하면 수송 시 배출량을 억제할 수 있어 GHG 절감률이 높아진다. 종류가 많아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일본제지에 따르면 국산 목재 칩은 수입품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엔화 약세로 가격 차이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입 칩은 품질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나무를 펄프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리그닌'이라는 물질은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치카와 히로시 일본제지 그린 전략 추진 부장은 "리그닌만으로 칩에서 알코올을 만드는 과정 전체의 에너지를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무는 성장 과정에서 CO₂를 흡수하므로 연료로 사용해도 환경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사업자에게 GHG 배출량 산정·보고를 요구하는 지구온난화 대책 추진에 관한 법률(온대법)에서는 바이오매스의 연소에 따른 CO₂ 배출량을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 다치카와 부장은 "CORSIA에서도 기본적으로는 동일하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CORSIA 인증 확보 및 원료 확대가 관건
과제는 인증 취득이다. 일본 국내에서는 건축용 목재를 벌채할 때 남는 등판이나 간벌재, 구부러져 건축용 목재로 사용할 수 없었던 나무 등을 제지용 칩으로 활용한다. ICAO의 틀에서 CO₂ 감축 효과가 있는 SAF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CORSIA 적격 연료'로 등록·인증될 필요가 있다. 등판에 대해서는 마루스미 제지(에히메현 시코쿠추오시) 공장에서 인증을 취득한 실적이 있다. 그러나 간벌재나 제재되지 못한 목재는 "산림 자원인지 산림 부산물(임지 잔재)인지가 '회색 영역'"이라고 다치카와 부장은 말하며, 규격에 부합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제지는 2027년 제조 예정량은 등판만으로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제조량을 더욱 늘리기 위해서는 간벌재 등의 활용이 필수적이다. 또한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임업에서는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제지는 독자 개발한 '엘리트 트리'라는 나무를 활용해 국산 칩의 안정적인 조달에 기여할 계획이다. 엘리트 트리는 일반 삼나무보다 성장이 빠르고, 나무를 심은 후 잡초를 제거하는 '하부 솎아베기' 작업을 5회에서 2회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기는 전동화가 어렵기 때문에 SAF는 항공 분야 탈탄소화에서 당분간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간주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25년 SAF 생산량은 27억 l로, 2024년의 2.1배가 될 전망이다. EU 등에서 SAF 이용이 의무화되면서 향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순국산 SAF가 실용화될 경우 에너지 안보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