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4월 초 이틀간 최대 6% 폭락...채권·달러 시장도 충격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 시장 심리"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장 심리는 마치 물에 빠진 두 사람이 서로의 목을 팔로 감싸고 있는 것처럼 자기 파괴적인 소용돌이에 갇혀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시장 심리'는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자민 그레이엄이 처음 고안한 개념으로, 시장의 비이성적 행동을 의인화한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초 미국 경제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FT는 "수입세의 규모는 1930년의 악명 높은 재앙적 스무트-홀리 관세에 필적했지만, 그 관세는 더 갑작스럽게 도입되었고 훨씬 더 통합된 세계 무역 체제 속에서 도입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발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동안 일부 관세를 유예하고,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제품에 대한 징벌적 관세 면제를 발표했다가, 다시 이 면제도 일시적이라고 번복하는 등 정책을 오락가락했다. 이러한 급격한 정책 변화가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 금융시장 반응, 채권·달러 시장의 이례적 움직임 두드러져
S&P 500 지수는 지난 3일 약 5%, 4일에는 6% 하락했다. 하포드 기자는 "이것은 특히 연속적인 날에 큰 하락"이라면서도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더 큰 폭의 하락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과 달러 시장의 반응은 더욱 놀라웠다. 일반적으로 세계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달러를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하포드 기자는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와 달러를 매도했다"며 "이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악관이 "너무나 뻔뻔스러울 정도로 아마추어적인 정책 결정을 내놓아 채권 시장에 충격과 경외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특히 4월 초 '정책 전환일' 이후 미국 달러 지수는 급격히 하락했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다. 이는 채권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하는데,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 대한 위험 할증금을 더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젊은 경제학자 빅터 니더호퍼가 1971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정치인이 세계 시장을 격렬하게 올리거나 내리는 행동은 이례적인 일이다. 니더호퍼는 1950년에서 1966년 사이 뉴욕타임스의 주요 헤드라인 432개에 대한 주식시장 반응을 분석했지만, 대부분의 중요 뉴스에도 시장은 무반응이었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의 정책 변화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매우 특이한 경우다.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은 실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FT는 "기업의 의사 결정권자들은 공급망을 재설계할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을 재배치할지, 일부 사업을 중단하고 직원을 해고할지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 반응과 관련해 이 매체는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마음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낙관적이지만,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자꾸 마음을 바꾸기 때문에 혐오감을 느낀다"며 "그러나 세계 금융 체제를 지탱하는 것은 채권시장 투자자들"이라고 경고했다.
FT는 투자자들에게 "지루한 종목을 사고, 투자를 다양화하고,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이나 시장 심리의 기분 변화에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번영을 바라는 투자자들은 소셜 미디어와 경제 전문 방송의 들뜬 주식 거래 세계를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학자 울리케 말멘디어와 슈테판 나겔은 2009년 "대공황 세대"라는 연구에서 투자에 대한 태도가 평생 경험에 의해 형성된다고 분석했다. FT는 "이번 금융 충격은 투자자들의 장기적 인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 부채 한도에 대한 우려도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FT는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투자처로서, 무역 상대국으로서, 그리고 법치주의가 가장 중요한 국가로서 신뢰를 분명히 잃었다"며 "그 결과 세계가 불황 이상의 고통을 겪지 않는다면 다행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