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기술 가속화에 대응 부족 경고 나와
러시아, 우크라이나전에 '지르콘·킨잘' 실전 배치... 중국은 'DF-ZF' 이미 운용 중
러시아, 우크라이나전에 '지르콘·킨잘' 실전 배치... 중국은 'DF-ZF' 이미 운용 중

극초음속 무기는 마하 5(시속 6174km)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며 예측할 수 없는 기동성을 갖춰 기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첨단 무기인데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에 뒤쳐져 있다는 평가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전에서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과 '킨잘' 공중발사 탄도미사일을 사용했으며, 중국은 2019년부터 중거리 미사일 탑재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인 'DF-ZF'를 실전 배치했다.
◇미국 극초움속 무기 개발 시동걸었지만 예산은 '눈꼽'수준
미국 안보 전문 매체 '19포티파이브'는 지난 20일(현지시각) "미 국방부가 2025 회계연도에 극초음속 무기에 약 70억 달러(약 9조 9000억 원)를 요청했지만, 미사일방어국(MDA)의 극초음속 요격기 자금은 2억 달러(약 2849억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19포티파이브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방 정책을 전략적 경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반가운 변화를 시작했다"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 경쟁에 진지하다면, 국방부는 극초음속과 대극초음속 같은 핵심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의회에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스 크롭시 요크타운 연구소 회장은 "초기 극초음속 무기에는 약점이 있지만, 각국이 배치와 시험을 진행함에 따라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면서 "2030년대까지 열 차폐 문제가 해결되고, 이동식 목표물도 공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은 2000년대 호주와의 '서던 크로스 통합 비행 연구'(SCIFiRE)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를 '극초음속 공격 순항 미사일'(HACM)이라는 실전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는 데 17년이 더 걸렸다. 지상 발사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는 2017년 처음 시험됐으며 올해 제한적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 기술적 복잡성과 확산... 북한도 러시아 기술 접근 가능성
극초음속 무기 개발이 지연된 이유는 2010년대 초반의 예산 부족과 기술적 복잡성 때문이다. 초속 최소 1마일(약 1.6km)을 이동하는 속도로 움직일 때 발생하는 마찰열을 견딜 수 있는 특수 소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19포티파이브는 "현재 또는 거의 배치 중인 극초음속 프로그램의 수는 주요 강대국들이 몇 가지 어려운 기술적 과제를 해결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DF-ZF를 이미 배치했고 대륙간 탄도미사일 탑재 활공 비행체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인도와 일본도 극초음속 무기 개발 후반 단계에 있으며, 이란은 중거리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인 '파테-2'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올해 초 극초음속 무기 실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19포티파이브는 "북한의 기술에는 명백한 격차가 있지만, 러시아와의 새로운 관계를 통해 첨단 군사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10년 이내에 북한의 극초음속 무기가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킨잘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구조로 효과적인 기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르콘은 종말 단계에서 서방의 최고급 미사일 방어망이 요격할 수 있을 정도로 속도가 느려진다는 약점이 있다.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는 괌 같은 큰 고정 목표물 공격에 적합하지만, 함선 공격용 탄도미사일은 여전히 표적 포착에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미 의회는 2023년 미사일방어국에 대극초음속 요격기인 '초기 활공위상요격기'(GPI) 시스템을 예상보다 빠른 2029년까지 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미사일방어국은 배포 가속화를 위해 5억 달러(약 71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세스 크롭시 회장은 "국방부와 의회가 지속적인 극초음속 및 대극초음속 자금 지원의 결정적인 필요성을 놓칠 심각한 위험이 있다"면서 "극초음속 위협이 2020년대에 더욱 정교해짐에 따라 현재 개발된 극초음속 기술은 점점 더 무력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