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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기업 60%가 이민자 창업... 1188억 달러 자금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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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I 기업 60%가 이민자 창업... 1188억 달러 자금 유치

이민자 창업 AI 기업, 비이민자 창업 기업보다 16배 많은 자금 조달
2021년 5월 25일에 찍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 로고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5월 25일에 찍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 로고의 모습. 사진=로이터
미국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이민자 창업자들의 핵심적 역할이 수치로 확인됐다. 미국 언론 악시오스는 지난 21(현지시간) 미국 상위 AI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이민자에 의해 설립됐으며, 이들 기업이 압도적인 자금을 조달했다고 보도했다.

진보연구소(Institute for Progress)의 제레미 뉴펠드(Jeremy Neufeld)와 린제이 밀리켄(Lindsay Milliken)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상위 비상장 AI 기업 42개 중 25(60%)가 최소 한 명의 이민자가 설립하거나 공동 설립했다. 이민자가 공동 설립한 24AI 기업은 총 1188억 달러(1685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는 미국인만 설립한 16개 기업(72억 달러·102100억 원)보다 16배 이상 많은 규모다.

특히 오픈AI(639억 달러), 데이터브릭스(190억 달러), 앤트로픽(172억 달러), 엑스AI(121억 달러) 등 대규모 자금을 유치한 상위 AI 기업 대부분이 이민자가 설립 또는 공동 설립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 중국·인도 등 25개국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 AI 산업 주도
진보연구소가 '포브스 AI 2025' 목록에 있는 상위 AI 관련 스타트업을 분석한 결과, 이민자 AI 창업자들은 총 25개국 출신으로, 인도(9), 중국(8), 프랑스(3) 순으로 많았다. 호주, 영국, 캐나다, 이스라엘, 루마니아, 칠레 출신도 각각 2명씩 있었다.

주요 사례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일론 머스크와 러시아 출신 일리야 서츠케버가 공동 설립한 오픈AI, 이란·루마니아·중국 출신 창업자들이 세운 데이터브릭스 등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국 태생의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미국 기술 산업과 전체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이전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제레미 뉴펠드 진보연구소 이민정책 책임자는 "미국 AI 주도권의 중요한 부분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중국과 경쟁에서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많은 인구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졸업생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펠드 책임자는 미국의 고숙련 노동자 유치 능력이 두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캐나다, 중국 등이 최고 인재를 더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한편, 미국은 영주권 대기 시간 증가 등 이민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 전문직 종사 고숙련 노동자를 위한 H-1B 비자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 노동자 교육에 집중하고 외국인 노동자보다 미국 노동자 양성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라 미국의 "전 세계 AI 주도권을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AI 행동 계획이 올해 여름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국립과학위원회는 지난해 백악관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외국 태생의 인재는 STEM 분야에서 미국의 강점을 뒷받침하는 핵심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회는 미국이 국내 STEM 인력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을 함께 촉구했다.

한편, 악시오스는 이번 연구에서는 이민자가 설립한 미드저니와 싱킹 머신 랩스가 현재 외부 자금이 없어 분석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