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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무역적자 2500억 달러...무역전쟁, 실제 전쟁으로 번질 위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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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 무역적자 2500억 달러...무역전쟁, 실제 전쟁으로 번질 위험 증가

"자유무역은 평화 유지에 필수적"...역사가 보여주는 무역 분쟁과 전쟁의 연관성
2025년 4월 8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미국 회사 건물 밖에서 중국과 미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4월 8일 중국 베이징에 있는 미국 회사 건물 밖에서 중국과 미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 심화되는 무역 갈등이 단순한 경제적 분쟁을 넘어 실제 군사적 충돌로 발전할 위험성이 있다고 뉴스위크가 지난 21(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적자는 2024년 기준 약 2500억 달러(354조 원)에 이르며, 이는 양국 간 경제적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역사적으로도 1921"국가 간 무역의 자유는 세계 평화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미국 자유무역 연맹이 호소했으나 이는 당시 묵과됐다. 이후 수년간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부과한 관세와 무역 장벽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환경을 형성하는 데 주요 요인이 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엑서터 대학의 역사학자이자 '자유무역 세계의 좌파적 비전'의 저자인 마크-윌리엄 팔렌 박사는 "불과 몇 달 전 트럼프의 징벌적 관세 발표 이후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얼마나 빨리 악화되었는지를 고려할 때, 역사적으로 무역 갈등이 어떻게 민족주의적 긴장과 지정학적 경쟁을 고조시키고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역사에서도 무역 제한과 군사적 충돌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이 있었다. 기원전 430년 아테네가 스파르타의 동맹국 메가라에 부과한 경제 제재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 중 하나였으며, 영국과 네덜란드 간의 17세기 전쟁, 미국 독립 전쟁, 1812년 전쟁 역시 관세와 무역 분쟁에서 비롯됐다. 팔렌 박사는 또한 오스트리아-헝가리와 세르비아 사이의 관세 전쟁이 제1차 세계대전을 초래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의 무역 장벽과 1941년 일본에 대한 미국의 석유 금수 조치는 각각 전쟁의 배경과 직접적인 도화선으로 작용했으며, 이는 미국을 전쟁에 끌어들인 진주만 공격의 계기가 되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공식 자료집에서 "무역 분쟁이 무력 충돌로 번지는 사례가 역사에 가득하다""과장되어서는 안 되는 주장이지만, 그 안에는 진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WTO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 전의 무역 긴장이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설립됐다.

·중 무역 갈등과 상호의존성 약화... "탈동조화가 전쟁 위험 높일 수 있어"


프랑스 파리의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사이언스 포 소속 케빈 오루크 교수는 "전쟁이 무역 장벽으로 이어진 사례는 그 반대의 사례보다 더 많다. 그리고 전쟁은 전형적으로 많은 요인의 산물이기 때문에 무역 장벽의 영향을 인과 요인으로 과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역 장벽은 국가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민족주의를 고조시키며, 대결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뉴스위크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1998년 약 1000억 달러(1417300억 원)에서 2018년 약 5500억 달러(7795000억 원)로 정점을 찍은 후 2024년에는 약 4500억 달러(6377400억 원) 수준으로 변동했다. 반면 수출은 1998년 약 500억 달러(708600억 원) 미만에서 시작해 2024년 약 2000억 달러(2834400억 원)에 도달했다.

이러한 무역 불균형은 미국 내에서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 관행, 지적 재산권 침해, 환율 조작 및 보조금 지급을 통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미국에 도전하는 군사력 증강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의 베이징 소재 연구기관 '중국과 세계화센터'의 빅터 가오는 "본질적으로 중국이 지금 선언하는 것은 무역전쟁, 관세전쟁, 기술전쟁, 또는 실전 등 끝까지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알 아라비야 방송에 말했다.

양국 경제의 '탈동조화'가 진행되면서,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약화되는 것은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어느 쪽이든 피해 위험 때문에 전쟁으로 갈 가능성이 낮지만, 경제가 이미 서로 분리되어 있다면 대결을 통해 고려해야 할 추가적인 위험이 줄어든다. 미국이 중국 제품에 24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은 양국 간 무역을 단순히 비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중단시킬 위험이 있다.

한편, 중국에게 무역 제한은 역사적으로도 민감한 주제다. 공산당 지도부는 19세기 아편과 기타 물품을 팔려는 영국과 다른 서구 제국주의 열강에 의해 시장이 강제로 개방된 후 중국이 겪었던 "굴욕의 세기"를 오랫동안 강조해왔다. 이러한 역사적 기억은 중국이 서구의 무역 압력에 강하게 반발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다만 뉴스위크는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이 커지고 있다고 해서 군사적 충돌이 확실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 사실을 고려할 때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