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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에도 미국 중고품 시장은 30%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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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에도 미국 중고품 시장은 30% 급성장

스레드업 주가 '해방일' 이후 31% 상승
이미 수입된 중고품, 관세 영향을 받지 않아 '새 활로' 개척... 올해 500억 달러 돌파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를 발표한 다음 날, 뉴저지주 노스 버겐에서 월마트 직원이 월마트 슈퍼센터의 남성 의류 코너에서 옷을 개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를 발표한 다음 날, 뉴저지주 노스 버겐에서 월마트 직원이 월마트 슈퍼센터의 남성 의류 코너에서 옷을 개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중고품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새로운 성장기를 맞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관세로 인한 수입품 가격 상승이 중고 상품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일'로 명명한 지난 42일 관세 정책을 발표한 이후, 미국 최대 중고품 판매업체인 스레드업(ThredUp)과 세이버스 밸류 빌리지(Savers Value Village)의 주가는 각각 31%22%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 소매업 선별 지수는 7% 하락한 것으로 팩트셋(FactSet) 자료는 보여준다.

"재판매는 행정부의 전 세계 관세 정책에서 혜택을 받는 몇 안 되는 산업이다"라고 온라인 위탁 및 중고품 매장인 스레드업의 알론 로템 최고 전략 책임자는 말했다. "우리가 판매하는 모든 물건은 미국인의 옷장에서 나오기 때문에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또한, BMO 캐피털 마켓의 소매 분석가 시미언 시겔은 "재판매를 통해 기업은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고 시장이 경기 침체가 닥칠 경우 더 많은 잠재 구매자들이 할인 상품을 찾기 시작함에 따라 "이중으로 매력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에 대한 90일 유예를 발표한 이후에도 대부분의 수입품에 대한 10%의 일괄 부과금과 중국산 상품에 대한 총 145%의 관세는 소비자 물가를 2.9% 인상하여 평균 가정에서 연간 4700달러(667만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패션 및 상품 산업이 중국산 수입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특히 의류와 장난감 가격이 앞으로 몇 달 동안 크게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경기 침체에도 강한 중고 시장, 관세 위기로 새 고객층 확보 기대

P2P 온라인 재판매 시장인 오퍼업(OfferUp)의 켄 머피 최고 혁신 책임자는 "관세가 의류, 자동차, 전자제품과 같은 특정 상품의 공급이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해당 분야에서 구매자 활동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재판매 전문가 협회(NARTS)의 애들 마이어 전무이사는 재판매가 "어떤 종류의 경기 침체기에도 항상 번창"하기 때문에 관세가 중고 산업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신중하게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경계의 목소리도 냈다. 패션공과대학(FIT)의 숀 카터 부교수는 "재판매 시장의 상품도 처음에는 사람들이 일반 상점에서 구매한 물건들로 채워져야 한다""그렇기 때문에 재판매를 위한 최적의 환경은 일반 판매를 위한 최상의 환경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퍼업의 머피 최고 혁신 책임자는 경기 침체기에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현금화"하여 수입을 보충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그는 수요가 대부분의 재판매 플랫폼의 핵심 변수라고 말하면서도 "공급망이 타격을 받을 때 오히려 중고품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역사적으로 봐왔다"고 강조했다.

이런 논란 속에 캐피털 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중고 시장은 올해 약 500억 달러(71조 원)의 규모를 기록하며, 이는 지난해 대비 30% 성장한 수치다.

윌리엄 블레어의 애널리스트 딜런 카든은 트럼프의 공격적인 경제 정책이 미국 재판매 시장에서 "이미 성장하고 있는 추세에 가속도를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카든에 따르면 시장 성장은 가격 요인보다는 특히 지속가능성에 민감한 젊은층 사이에서 중고품 구매에 대한 인식 개선이 주로 이끌었으며, 새로운 물가 상승 압력은 중고 의류 수용층을 확대하고 고연령·고소득 소비자도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이 매체에 설명했다.

스레드업의 제임스 라인하트 최고경영자는 지난 3월 실적 발표 회의에서 특히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테무와 쉬인의 신제품 가격 상승이 재판매 상품에 "약간의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북미와 호주에서 중고품 매장 체인을 운영하는 세이버스 밸류 빌리지는 미국 시장과 달리 해외 시장에서는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회사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캐나다 시장에 대해 마크 월시 최고경영자는 지난 2월 실적 발표에서 '관세 문제로 인해 시장 상황이 매우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