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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4개국, 군사적 협력 강화...GDP 대비 우크라이나 원조 유럽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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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4개국, 군사적 협력 강화...GDP 대비 우크라이나 원조 유럽 최대 규모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 후 군사협력 강화, '범북유럽군' 탄생
러시아 위협·트럼프 불확실성에 자구책 강화 본격적으로 나서
2024년 5월 3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유럽 정상회의에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팔 욘손 스웨덴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5월 3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유럽 정상회의에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팔 욘손 스웨덴 국방부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의 위협과 미국의 불확실한 안보 보장에 대응하기 위해 북유럽 국가들이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현지시각) "스웨덴에는 전차가 있고, 핀란드에는 군대가 있다""범북유럽군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북유럽 4개국이 군사력을 결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유럽 4대 주요 국가(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는 인구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 최대 군사 원조 제공국 중 하나이며,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새로운 지역 안보 구조를 구축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자 현 노르웨이 재무장관은 "북유럽 국가들은 1400년대 칼마르 연합 이후 처음으로 통일된 안보 정책을 가지고 있다""그들은 우리가 몇 세기 동안 못했던 방식으로 군사 협력을 심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 각국 특화된 군사력 결합해 러시아 견제


어느 한 북유럽 국가만으로는 러시아에 군사적으로 맞서기 어렵지만, 북유럽 국가들의 경제 규모를 모두 합치면 멕시코와 비슷하고 러시아와 거의 같은 규모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 후, 이들은 군사력을 결집하기 시작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싱크탱크의 러시아 및 유라시아 프로그램 선임연구원이자 전 미국 선임 정보 분석가인 에릭 시아라멜라는 "독일처럼 완전히 통합된 방위 산업 기반을 개발할 수 있는 경제적·자원적 잠재력을 가진 지역 모임이 있지만, 위협 인식과 정치적 의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북유럽 각국은 특화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스웨덴은 잠수함, 전차, 초음속 전투기를 생산하는 첨단 방위 산업을 갖추고 있다. 노르웨이는 북극에서의 해양 감시 및 전투 능력을 보유했다. 핀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큰 상비군과 1인당 포병대를 보유한 국가 중 하나다. 특히 핀란드는 몇 주 안에 28만 명의 병력을 동원할 수 있으며, 핀란드인 6명 중 1명인 약 90만 명이 예비군이다. 덴마크의 특수부대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국과 함께 전쟁을 치른 경험이 풍부하다.

◇ 트럼프 행정부 우려와 러시아 위협에 군비 증강


북유럽 국가들의 군사력 강화는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라는 믿음이 흔들리는 가운데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덴마크는 트럼프가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합병하겠다고 위협한 후 불안감이 고조됐다. 덴마크 왕립 국방 대학의 피터 비고 야콥센 부교수는 덴마크가 지난 2월 그린란드를 포함해 향후 2년간 군사비 지출을 70% 늘리기로 한 결정에 대해 "공포의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야콥센 부교수는 "덴마크는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서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 처했다""덴마크 단독으로는 러시아와 같은 강대국에 맞서기 어렵기 때문에 북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만약 나토의 집단방위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북유럽 연합이 대안적 안보 체제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정보기관의 최근 평가에 따르면 러시아는 3~5년 이내에 하나 이상의 유럽 나토 국가를 상대로 대규모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북유럽은 2023년에 합동 북유럽 공군 사령부를 설립했고, 지난해 노르딕 방위협력체(Nordefco)를 통해 2030년까지 공동 방위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노르웨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상승한 에너지 가격으로 이득을 본 상황에서 키이우에 대한 지원을 2025년에 80억 달러(113500억 원) 이상으로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은 군사 혁신의 중심이다. 짧은 활주로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러시아 항공기에 대항하도록 설계된 JAS 39 그리펜 전투기는 지난 3월 처음으로 나토 정찰 임무에 참여했다. 스웨덴의 '스트리드바그 122'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전차 중 하나이며, CV90은 최고의 보병 전투 차량 중 하나로 꼽힌다.

덴마크는 유럽의 재무장을 촉구하는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 덴마크는 우크라이나에 모든 포병을 기증한 후, '덴마크 모델'이라 불리는 계획을 통해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체와의 계약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북유럽 담당 국장인 안나 위슬란더는 "방위 산업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은 매우 강력한 신호"라며 "우크라이나 자체 방위 산업을 지원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을 더하는 지속 가능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국제문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 마티 페수는 "북유럽 블록이 흑해 주변과 같은 다른 국가 연합의 모델이 될 수 있다""이 모델은 또한 트럼프 하에서 대서양 횡단 동맹이 흔들릴 경우 미래를 위한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수 연구원은 "나토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북유럽 블록은 잠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