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돔 미사일방어체계 사업 새 경쟁자 등장에 기존 방산업체 타격

특히 지난 21일 록히드마틴·노스럽그루먼·제너럴다이내믹스·L3해리스테크놀로지스·RTX 등 주요 방위산업체 주가는 평균 약 1.6% 내렸다. 이날 S&P500 지수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2.4%와 2.5% 떨어졌다.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교체 가능성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헤그세스 장관이 메시징 앱 '시그널'의 채팅방을 통해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미국의 공습 세부 정보를 부적절하게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해당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한이 없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헤그세스 장관을 교체하려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부정한다. 지난 21일 "헤그세스가 일을 잘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불만을 품은 직원들의 말처럼 들린다"면서 "그는 많은 문제 인사들을 제거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고, 그것이 그의 임무다. 그런 일을 할 때는 항상 적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반면 헤그세스 장관의 전 보좌관인 존 울리엇은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기고한 칼럼에서 국방부의 "혼돈" 상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공개된 이번 그룹 채팅 사건은 이전에 보도된 애틀랜틱 잡지 편집장을 포함한 시그널 채팅방 사건과 거의 같은 시기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 '골든돔 사업' 새 경쟁자 등장과 록히드마틴 CFO 교체로 방위산업 지형 흔들
방위산업 주가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요인은 스페이스X·팔란티어·안두릴 등 비전통 방산기업들이 미국 전역을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규모 방어체계인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돔' 구축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전통적으로 노스럽그루먼·록히드마틴 같은 기존 방산업체들의 영역이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 신생 기술기업들에 개방하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투자분석기관 버티컬리서치파트너스의 롭 스탤라드 분석가는 "전통적인 입찰 과정 없이 골든돔과 같은 대규모 국방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스페이스X는 어떤 국방 계약에도 입찰한 적이 없다"면서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면 응할 것이지만, 스페이스X가 아닌 다른 회사들이 이 사업을 수행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데이터분석기업 팔란티어와 방위 스타트업 안두릴은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골든돔 관련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제이 말라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회사 밖에서 다른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록히드마틴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문서에서 "말라베의 사임은 재무나 회계 문제 또는 회사의 운영·정책·관행에 관한 회사와의 의견 불일치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에반 스콧이 말라베의 후임으로 선임됐으며, 록히드마틴은 추가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주는 미국 방위산업계에 중요한 한 주다. 록히드마틴·RTX·노스럽그루먼은 23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너럴다이내믹스와 보잉은 24일에, L3해리스는 25일에 투자자 대상 실적 발표를 진행한다.
지난 4월 초에 L3해리스는 "미국 전역에 골든돔을 구축해 국토를 방어하기 위한 궤도 기술에 대한 국방부의 긴급한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 인디애나주 시설을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방위산업체들의 올해 수익은 전년 대비 거의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후반에는 상황이 회복되어 올해 대비 평균 이익 성장률이 약 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안두릴은 민간 시장에서 약 300억 달러(약 42조6000억원) 가치를 지닌 방위 스타트업으로, 저비용 상용 기술로 자율 방어 시스템을 대규모로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번 주 방산업체 경영진들이 발표할 재무 전망 업데이트가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