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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맥셀 특허전 확전…맥셀, 텍사스서 또 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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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맥셀 특허전 확전…맥셀, 텍사스서 또 소송 제기

스마트 기기 관련 특허 10건 주장…ITC·유럽서도 병행 소송
라이선스 재계약 갈등서 촉발…ITC-법원 동시전략 구사
맥셀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에서 10개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며 양사 간 글로벌 특허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맥셀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에서 10개 특허 침해를 주장하는 새로운 소송을 제기하며 양사 간 글로벌 특허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맥셀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미국법인을 상대로 스마트 기기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또 제기하며 양사 간 글로벌 특허 분쟁이 다각도로 격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로가 지난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맥셀은 지난 4월 21일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에 새로운 특허 침해 소송(사건번호 5:25-cv-00052)을 제출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이번 소송은 앞서 맥셀이 2023년 9월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첫 소송(7개 특허 주장)을 제기하고, 2024년 12월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6개(이후 12개로 확대) 특허 침해 및 삼성 제품의 미국 수입 금지를 신청하는 등 복잡하게 진행 중인 법적 공방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텍사스 신규 제소로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맥셀이 주장하는 총 특허 수는 23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맥셀은 미국 외에도 일본, 독일 통합특허법원(UPC) 등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을 병행하고 있다.

◇ 소송의 기술적 쟁점과 배경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에 제출된 최신 소장에서 맥셀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스마트싱스 스테이션(SmartThings Station), 주방 가전, 갤러리 앱 등이 자사의 단말기 운영, 영상 처리, 통신 방법 관련 특허 10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소장에 구체적으로 적시된 미국 특허 번호는 11,026,088, 11,277,650, 7,577,417, 8,180,198, 11,812,091, 7,952,645, 8,471,950, 10,783,228, 10,812,646 및 12,160,681 등 총 10건이다. 이는 기기 잠금 해제, 미디어 재생, 연결 기능에 필수적인 기술 분야다.

맥셀은 이 소송에서 삼성전자의 여러 제품이 해당 특허들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맥셀은 특히 삼성이 CES 2023에서 강조한 '기기 자동 동기화' 기술이 2011년 히타치로부터 인수한 자사 특허 포트폴리오에 기반하며, 와이파이/블루투스를 통한 홈 네트워크 연결 방식에서의 특정 알고리즘 침해를 문제 삼고 있다. 기기 간 연결, 생체 인식(지문/홍채 인식 관련 7,577,417 특허는 2021년 애플로부터 획득해 삼성 갤럭시 생체 인식에 적용됐다고 주장), 무선 전송(삼성페이, 핫스팟), 영상 처리(갤러리 앱 영상 편집), GPS 태깅(갤럭시 카메라), 터치패널 잠금 해제, 원격 제어 등 다양한 기술 분야가 핵심 쟁점이다.

이번 분쟁의 배경에는 2011년 히타치와 삼성전자가 체결한 10개 특허 라이선스 계약이 2021년 만료된 후, 맥셀이 2021년 7월부터 30차례 이상 재계약 요청을 했음에도 삼성전자가 이를 거부한 갈등이 자리한다.

◇ 법적 전략과 향후 전망


맥셀은 특허 소송 전문 법원인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을 선호하며, ITC에서 수입 금지 조사(미국 337조)를, 법원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ITC-법원 동시전'을 통해 삼성전자를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전 텍사스 소송에서 ITC 조사가 진행 중인 특허(11,445,241 등)와 연관된 법원 소송 중단을 요청해 부분적으로 승인받는 등 법적 전술로 대응하고 있다.

맥셀은 과거 LG전자 상대 소송에서 1심 승소 후 항소심에서 감액된 판결을 받은 경험을 이번 삼성 소송의 전략적 참고 사례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맥셀은 ITC 조사 시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한 공공 이익 고려 규정을 의식해, 삼성 제품의 미국 수입 금지가 애플, 모토로라 등 대체재 존재로 인해 공공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향후 분쟁의 핵심 일정은 미국 특허심판원(PTAB)의 특허 무효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12월이 될 전망이다. 이 결과는 ITC 및 법원 판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맥셀이 보유한 5G/사물인터넷 분야의 2만여 건에 달하는 특허 포트폴리오(히타치 계열, 2013년 히타치로부터 소비자 전자 부문 특허 양도)를 고려해 상호 라이선스 협상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독일 통합특허법원(UPC, 2023년 출범 후 EU 17개국 효력)에서도 진행 중인 소송은 유럽 시장에서의 삼성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소송은 라이선스 갱신 거부가 초래한 대표적 사례로, 향후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 관리 전략에 중요한 교훈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초연결, AIoT 분야에서 표준필수특허(SEP) 확보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대응 방향은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