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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네시아 안다만 심해 가스전 개발 본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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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인도네시아 안다만 심해 가스전 개발 본궤도

8~11조 입방피트 추정 매장량…글로벌 신흥 가스 허브 부상
프로젝트 핵심 'FPSO' 확보전 착수...2030년대 생산 목표
인도네시아 안다만 심해에 8조에서 11조 입방피트에 달하는 대규모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 지역 가스전 개발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사진=무바달라 에너지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안다만 심해에 8조에서 11조 입방피트에 달하는 대규모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 지역 가스전 개발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사진=무바달라 에너지
인도네시아 서북부 해상, 푸르른 안다만 심해에 묻혀 있던 거대한 가스 자원이 마침내 개발 본궤도에 오르면서 글로벌 에너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대규모 프로젝트의 핵심 열쇠가 될 초대형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업스트림 온라인에 따르면 아부다비에 기반을 둔 중동 에너지 기업 무바달라 에너지(Mubadala Energy)는 최근 인도네시아 안다만해(Andaman Sea) 심해 가스 개발을 위한 중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프로젝트의 심장 역할을 할 수에즈막스(Suezmax)급 대형 가스 FPSO 도입을 위한 사전 자격심사(pre-qualification)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이번 사전 자격심사 착수는 곧 이어질 기본 설계(FEED) 단계 돌입의 신호탄이며, 프로젝트가 실질적인 실행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 안다만해, 연이은 대형 가스 발견으로 '주목'


무바달라 에너지는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 해상 남안다만(South Andaman) 블록에서 연이어 대형 가스층을 발견하며 이 지역의 잠재력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2023년 12월, 탐사정 라야란(Layaran)-1에서 무려 6조 입방피트(TCF) 이상의 가스 매장량을 확인하며 업계를 놀라게 한 데 이어, 불과 수개월 만인 2024년 5월에는 탕쿨로(Tangkulo)-1 탐사정에서 2조 입방피트(TCF) 이상의 추가 매장량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뤘다.

두 유정 모두 올리고세(Oligocene) 사암층에서 두껍고 품질 좋은 가스 기둥을 확인했으며, 성공적인 시추 테스트를 통해 하루 4700만 표준입방피트(mmscf)에서 최대 1억 표준입방피트 규모의 가스와 함께 하루 1300배럴에서 2000배럴의 콘덴세이트 생산 가능성을 입증했다. 무바달라 에너지와 이 프로젝트의 파트너사인 하버 에너지(Harbour Energy)는 현재까지의 탐사 결과를 토대로 이 지역 전체에 걸쳐 8조에서 11조 입방피트 이상의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평가한다. 이처럼 거대한 매장량이 확인되면서 안다만해는 세계적으로 중요하게 떠오르는 신흥 가스전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 심해 개발 필수품 FPSO...경쟁 구도와 의미


인도네시아 정부는 에너지 자급률 향상 및 수출 확대를 위해 이 가스전에서 가스 생산이 최대한 신속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당초 2028년경 상업 생산 개시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으나, 심해 가스전 개발이라는 특성상 탐사 및 평가, 상세 설계, 건설, 설치 등 복잡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을 고려할 때 업계 전문가들은 실제 생산 시점을 2030년 이후로 전망한다. 무바달라 에너지 측 역시 정부의 신속 개발 요청에 공감하면서도, 각 개발 단계에서의 철저한 기술적 검토와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설비인 FPSO는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약 120만 배럴급)과 유사한 대형 해상 플랜트로, 심해에서 생산된 원유나 가스를 현장에서 직접 처리하고 저장한 뒤 이를 해상 운송 선박에 하역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육상까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장거리 파이프라인 설치가 비효율적이거나 기술적으로 어려운 심해 가스전 개발에 있어 FPSO는 필수불가결한 인프라로 꼽힌다.

무바달라 에너지가 착수한 사전 자격심사는 바로 이 대형 가스 FPSO의 성공적인 건조 및 운영을 책임질 최적의 파트너를 찾기 위한 과정이다. 전 세계 유수의 조선 및 해양플랜트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력, 재무 건전성, 그리고 특히 심해 가스전에서의 FPSO 운영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향후 FEED 단계에 함께 참여할 역량 있는 기업을 선정하게 된다. 이번 자격심사는 한국의 조선 해양플랜트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어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 가스전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인도네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 전반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며, 나아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바달라 에너지는 기존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안다만 프로젝트가 인도네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에 핵심적인 동력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이번 대형 가스 FPSO 확보 경쟁은 아시아 심해 가스 개발 시장에서 무바달라 에너지가 주도적인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