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새 여론 역전, 법적으로 논란 많은 강경 추방정책에 비판 확산

워싱턴 포스트-ABC 뉴스-입소스가 미국 성인 2,464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3%가 트럼프의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46%에 그쳤다. 이는 지난 2월 조사에서 찬성 50%, 반대 48%로 나타났던 결과와 비교해 완전히 역전된 수치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취임 100일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공약이었던 이민 정책 분야에서 여론의 지지를 잃고 있다.
이민 정책에 대한 트럼프 반대율 상승은 당파를 초월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원의 90%, 무소속의 56%, 공화당원의 11%가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운영 방식에 반대했다.
특히 인종별로도 차이가 컸다.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계 미국인의 60%는 트럼프가 "너무 지나쳤다"고 답한 반면, 백인 미국인은 40% 정도만 같은 의견을 보였다.
◇ 헌법적 논란 일으키는 집행 방식에 비판 확산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대통령의 야심찬 할당량을 달성하기 위해 더 공격적인 이민 집행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부는 238명의 이민자를 엘살바도르 교도소로 추방했는데, 이들에게는 자신이 '외계인의 적'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인의 51%는 범죄 집단 가입이 의심되는 서류미비 이민자를 법원 심리 없이 엘살바도르로 보내는 행정부의 노력에 반대했다. 찬성 의견은 47%에 그쳤다.
당파별로는 민주당원의 85%가 이러한 조치에 반대한 반면, 공화당원의 82%는 지지했다. 무소속 유권자는 52%가 반대, 46%가 지지해 대체로 반대 여론이 우세했다.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 사례도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메릴랜드에 거주하던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로, 2019년 법원 명령에도 불구하고 엘살바도르로 추방됐다. 이 사건에 대해 미국인의 42%는 아브레고 가르시아가 미국으로 송환되어야 한다고 답했고, 26%는 엘살바도르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31%는 판단할 만큼 충분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공화당원의 53%는 그가 감옥에 남아있어야 한다고 답했고, 14%만 송환을 지지했다. 반면 민주당원의 74%는 송환을 지지했고, 무소속은 39%가 송환, 21%가 수감 유지에 찬성했다.
백악관은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추방이 실수가 아니었다며 미국 송환을 계속 거부하고 있으며, 연방 판사들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유학생 추방 조치에도 비판 이어져
대학 캠퍼스의 친팔레스타인 시위 지도자들에 대한 추방 시도도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9%는 미국의 중동 정책을 비판한 유학생들을 추방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원의 70%가 이러한 추방을 지지한 반면, 무소속은 36%, 민주당원은 11%만이 지지해 당파적 입장 차이가 극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반대하는 네브래스카 출신 기계공 레이 킹은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민은 정말 복잡하고 매우 어려운 주제이지만, 현행 적법 절차를 따르지 않는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이 나라가 세워진 모든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민정책을 지지하는 오클라호마의 그레고리 새뮤얼(47)은 "불법이면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며 트럼프의 강경책을 옹호했다. 그는 "판사들이 트럼프의 행정 권한을 방해하는 것은 균형을 잃었고 권력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ABC 뉴스-입소스 여론조사는 무작위 표본 추출 방법을 사용해 우편으로 모집된 미국 가구의 지속적인 패널인 입소스 날리지패널을 통해 표본을 추출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 범위는 ±2%포인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