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 A주 79만5000달러 사상 최고치
시가총액 1조2000억 달러로 테슬라 제치고 7대 기업 등극, 그렉 아벨 후계 구도 '관심'
시가총액 1조2000억 달러로 테슬라 제치고 7대 기업 등극, 그렉 아벨 후계 구도 '관심'

지난 25일(현지시각) 투자전문지 배런스(Barron's)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거둔 버크셔 해서웨이의 A주는 현재 79만5000 달러(약 11억4300만 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
버핏이 1965년 약 20달러에 인수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60년 만에 4만 배 상승했다. 특히 올해 주가는 17% 상승해 S&P 500 지수보다 23%포인트 앞서며 2007년 이후 가장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버크셔는 지난해 1340억 달러(약 192조7000억 원) 상당의 주식(대부분 애플)을 매각해 3180억 달러(약 457조5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는데, 이 결정이 선견지명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은행 KBW의 애널리스트 마이어 쉴즈는 "버핏은 기업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최고경영자로, 많은 투자자들이 그 때문에 버크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8월 95세가 되는 버핏은 지난 2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후임자인 그렉 아벨이 "머지않아" 최고경영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버크셔 주식은 역사상 높은 가치평가를 받고 있다. A주는 장부가의 1.7배에 거래되어 2007년 이후 최고 비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5년 예상 이익의 25배로 약 20배인 S&P 500 지수보다 높은 할증률을 보이고 있다. 투자회사 셈퍼 오거스터스의 크리스 블룸스트란이 발표한 내재가치 추정치에는 2024년 초 25% 할인율을 적용했으나, 현재는 UBS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메러디스의 추정치에 10% 프리미엄이 적용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버크셔가 2024년 5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2020년과 2021년에 연간 240억 달러(약 34조5000억 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이 이루어졌던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분석기관 CFRA의 애널리스트 캐서린 세이퍼트는 "투자자들이 버크셔와 경제에 대한 버핏의 견해뿐만 아니라 그의 건강 상태와 태도에도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버핏 이후 아벨이 최고경영자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버핏의 자녀들인 하워드, 수잔, 피터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현재 회사의 14% 지분을 보유한 버핏은 의결권이 강화된 A주로 전체 의결권의 30%를 장악하고 있다. 버핏 사망 후 이 지분은 10년 이상에 걸쳐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이지만, 초기에는 자녀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버핏 이후 무배당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쉴즈 애널리스트는 "배당금 지급은 기업 문화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새 리더십이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318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현금은 버핏 퇴임 후 주가 하락 시 자사주 매입에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버크셔의 시장가치는 현재 1조2000억 달러(약 1726조 원)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닷컴, 메타플랫폼스에 이어 테슬라를 제치고 미국 7대 기업에 올랐다. 주주총회에서는 철도 사업부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의 수익성 문제, 대형 전력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의 미래 전략, 그리고 실적이 부진한 자동차 보험사 가이코의 경쟁력 회복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버핏이 3000억 달러(약 431조 원)가 넘는 현금을 활용해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의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거나, D.R. 호튼이나 톨 브라더스 같은 주택 건설업체를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2016년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 프리시전 캐스트파츠를 약 340억 달러(약 48조9000억 원)에 인수한 후 실적 부진을 겪은 경험이 있어, 대형 인수합병에는 신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