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선출 과정 주목, '시스티나 성당' 폐쇄된 공간서 투표
유럽 출신 53명, 아시아 23명, 중남미 21명 등 참여
유럽 출신 53명, 아시아 23명, 중남미 21명 등 참여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교황 선출이 이뤄지는 콘클라베는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2~3주 후 시작될 예정이다.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는 추기경들이 바티칸에 격리되어 외부 세계와의 모든 접촉이 차단된 상태에서 후임자를 선출하는 비밀회의다.
콘클라베 선거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진행된다. 토론토 대교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성당은 사전에 도청 장치를 확인하기 위해 벌레까지 철저히 청소한 후 완전히 봉인된다. 추기경들은 투표 용지에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 이름을 적어 은항아리에 넣고 "하나님 앞에서" 양심에 따라 투표했음을 선언한 뒤, 결과를 즉시 확인하여 후보들의 지지도를 파악한다.
투표는 한 후보가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확보할 때까지 계속된다. 매 투표가 끝날 때마다 투표용지는 소각되는데,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선출되면 흰 연기가 나와 바티칸 광장의 기다리는 신자들에게 결과를 알린다.
빌라노바 대학의 마시모 파지올리 신학 교수는 "이번 콘클라베는 유권자 수와 지리적 다양성을 감안할 때 합의 도달이 더 어려울 수 있다"며 "참가자들이 많고 서로를 잘 알지 못해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가톨릭 세계 지형 변화 반영된 추기경단... 막판 '다크호스' 부상 가능성 주목
현재 252명의 가톨릭 추기경 전원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과 교회 현대화 과제를 논의하는 예비 협의회에 참석할 수 있지만, 실제 투표에는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만 참여할 수 있다. 이는 베네딕토 교황이 정한 120명 제한을 초과한 것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2월 20명의 새 추기경을 임명한 결과다.
투표에 참여하는 추기경단 구성은 세계 가톨릭교회의 지형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바티칸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통적 강세 지역인 유럽 출신은 53명에 그친 반면, 아시아 출신 23명, 아프리카 출신 18명, 중남미 출신 21명, 북미 출신 16명, 오세아니아 출신 4명으로 다양화됐다.
역대 콘클라베는 예측이 매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78년 8차례 투표 끝에,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차례,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5차례 투표 끝에 선출됐다. 최근 들어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는 추세지만, 이번에는 더 복잡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기 교황 후보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이자 바티칸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같은 연속성 후보부터, 필리핀의 개혁주의자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 기니 출신의 보수파 로버트 사라 추기경까지 다양하게 거론된다.
파지올리 교수는 "콘클라베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첫 투표에서 많은 표를 얻는 것이 아니라 투표가 진행될수록 지지를 확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콘클라베에 교황으로 들어가면 추기경으로 나온다"는 유명한 속담이 있을 정도로 초반 선두주자보다 중반 이후 부상하는 다크호스가 최종 선출되는 경우가 많다.
한편 투표는 3일 동안 결정이 나지 않으면 하루 동안 기도와 비공식 논의를 위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진행되며, 7번의 투표가 실패할 때마다 다시 휴식한다. 33번의 투표 후에도 교황이 선출되지 않는 극단적 상황에서는 상위 2명의 추기경 중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교황이 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