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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 전쟁에 세계 경제 '적신호'... IMF 세계성장률 전망 3.3%→2.8%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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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 전쟁에 세계 경제 '적신호'... IMF 세계성장률 전망 3.3%→2.8% 하향

미국 스스로 초래한 '경제 불확실성'에 세계 소비자 신뢰도 급락
2025년 3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미국 관세를 둘러싼 무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선적 컨테이너로 가득 찬 화물선이 오클랜드 항구에서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3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미국 관세를 둘러싼 무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선적 컨테이너로 가득 찬 화물선이 오클랜드 항구에서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발 무역전쟁 위기가 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성장 전망치를 대폭 낮추고, 미국 주식시장은 세계 시장 대비 하락세를 보이는 등 경제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26(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종전 3.3%에서 2.8%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IMF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간단히 말해서, 세계 경제는 새롭고 중요한 시험에 직면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경고했다.

특히 IMF"극도로 높은 수준의 정책 모호성"으로 인해 중심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다양한 세계 성장 전망치"를 제시했으며,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회원국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자체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IMF2025년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약 1%포인트 낮췄고, 경기침체 확률을 5분의 2로 높였다.

피터슨연구소는 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1%로 낮춘 동 연구소의 아담 포센 회장은 "코로나와 유사한 물품 공급 중단이 발생할 것"이라며 "2020년만큼 심각하지는 않겠지만, 갑작스럽고 규모가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 신뢰도는 크게 약화됐다. FT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 신뢰도 지수는 2023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2025년에는 더욱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다.

불확실성 급증에 기업 투자 위축... 중국산 수입 의존도 높은 미국 '자충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 정책과 경제 정책 불확실성은 급격히 상승했다. FT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초 트럼프의 재선 이후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미국 주식시장에도 타격을 입혔다. 2024년에는 미국 주식이 세계 주식보다 성과가 좋았지만, 2025년에는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주식이 세계 주식 대비 성과가 크게 하락했다. 특히 4월에는 미국 주식이 기준치 대비 85 수준까지 급락한 반면, 세계 주식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 분쟁의 영향은 실물 경제에도 나타나고 있다. 씨 인텔리전스의 분석에 따르면 취소된 태평양 횡단 항해 건수가 증가했다. 독일의 해운회사 하팍로이드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항해의 30%가 취소되었다고 밝혔다.

포센 회장은 "현재 중국은 돈을 포함해 다른 나라로부터 얻을 수 없는 것을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이 거의 없다""미국은 중국 외에는 다른 어느 나라로부터도 얻을 수 없는 모든 종류의 물건을 빠른 속도로,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수입한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와 주택 부문이 중국으로부터의 핵심 부품 공급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가격 인상으로 일부 부품을 감당할 수 없게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소매업체들은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 장벽으로 인해 제품 부족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소비자에게 배송된 인형, 세발자전거, 스쿠터 등 바퀴 달린 장난감의 75%를 생산했다.

세계 최대 소비재 기업들도 경고음을 내고 있다. 프록터앤갬블(P&G), 펩시코, 콜게이트-팔올리브, 킴벌리-클라크는 모두 매출 또는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으며, 일부는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와 소비자 신뢰도 하락을 지적했다.

P&G의 최고재무책임자 안드레 슐텐은 "관세를 포함한 모든 불안정 요소들이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소비자가 관망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자국 경제의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3%에서 0%로 낮췄다. 독일 재무장관 요르크 쿠키스는 "무역 합의가 지연될수록 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오래 지속된다""이를 긍정적으로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무역 파트너들과의 갈등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G20 회의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홀로를 의미하지 않는다""무역 파트너들 간 더 깊은 협력과 상호 존중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많은 정책 입안자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전직 중앙은행 총재는 "신뢰성이 무너졌다""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렌베르그 은행의 수석 경제학자 홀거 슈미딩은 "무역 협상이 험난할 것이며,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이탈하겠다는 위협을 자주 가할 것"이라며 "그동안 불확실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지펀드 아폴로의 수석 경제학자 토르스텐 슬뢰크는 이른바 '자발적 무역 리셋 경기침체'의 확률을 90%로 내다봤다. 그는 "선박이 연안에 머물고, 주문이 취소되며, 안정적인 소매업체들조차 파산 신청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