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예산안, 5조8000억 달러 적자 추가될 듯
美 부채 비율 1980년대 40%에서 현재 3배로 급증...역사적 고점 근접
美 부채 비율 1980년대 40%에서 현재 3배로 급증...역사적 고점 근접

지난 25일(현지시각) MV 파이낸셜이 발간한 '주간 마켓 플래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예산안은 향후 10년간 5조3000억 달러(약 7625조 원)의 감세와 5170억 달러(약 743조 원)의 지출을 포함하고 있다. 이 예산안은 이미 하원과 상원의 승인을 앞두고 있어 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이 예산안이 미국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역사적 고점에 접근한 시점에서 추진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Fed)과 예산관리국(OMB)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약 120%로, 1966년 이래 최고 수준에 근접해 있다.
"1980년대에는 GDP 대비 미국 국가부채가 40%에 불과했을 때도 재정적자가 뜨거운 논쟁거리였다"고 MV 파이낸셜은 지적했다.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국가부채 비율은 꾸준히 증가해 약 60%까지 올랐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80~100% 수준까지 급증했다.
◇ 채권시장 구조 변화로 부채 위험 증가..."자금조달 어디서 이뤄질지" 우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미국의 차입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국채에 대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수요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MV 파이낸셜 보고서는 "현재의 세금 및 지출 정책이 유지된다면, 향후 30년간 연방 부채가 미국 GDP의 약 25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예측을 인용했다.
이미 미국의 연간 국가부채 이자 비용은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및 국방 관련 지출을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즈(FT)의 최근 심층 보도에 따르면, 약 9040억 달러(약 1300조 원)의 헤지펀드 자금이 국채와 금리 파생상품 간의 작은 가치 차이를 활용하는 상대가치 거래에 투입돼 있다. 이러한 거래는 예측할 수 없는 시장 충격에 취약한 특성이 있다.
특히 MV 파이낸셜은 "이러한 헤지펀드들은 지난 80년간 질서 정연한 시장의 중심이었던 안정적인 1차 딜러가 아니다"라며 "이들은 본질적으로 1998년 러시아 채무불이행으로 파산했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사용했던 전략의 현대판을 활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2000년대 초반 딕 체니 당시 미국 부통령이 "적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발언했을 때와는 달리, 현재는 세계 경제 구조가 크게 변화했다. MV 파이낸셜은 "2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국채에서도 높은 수준의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부채 증가 추세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한 차례 더 급증해 GDP의 약 130%까지 치솟았으며, 최근에는 약 120% 수준으로 다소 내려갔으나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MV 파이낸셜은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