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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럼프 정부서 5월 철수...국정 경험 부족한 기업가 출신 한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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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럼프 정부서 5월 철수...국정 경험 부족한 기업가 출신 한계인가?

테슬라 주가 30% 폭락에 정치적 영향력도 쇠퇴
정부효율부에서 5월 물러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정부효율부에서 5월 물러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정부에서 맡아온 역할을 5월부터 대폭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정부효율부(DOGE)에 쏟는 시간을 크게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테슬라의 실적 악화와 내각 인사들과 잇따른 충돌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테슬라 투자자들에게 "다음 달부터 DOGE에 할애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우리가 멈춰 세운 낭비와 사기가 다시 활발해지지 않도록 대통령 임기 동안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정부 업무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내각과의 갈등과 영향력 감소

머스크는 트럼프 취임 이후 지난 3개월간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 P. 더피 교통부 장관, 피터 나바로 경제보좌관 등 트럼프 내각 인사들과 여러 차례 대립각을 세웠다. 가장 최근에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백악관 집무실에서 국세청 인사 문제를 두고 고성이 오갔다.
예를 들어 머스크가 게리 섀플리를 국세청장 대행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베센트의 반발로 섀플리는 불과 사흘 만에 교체됐다. 이 갈등 이후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서 베센트 장관을 '팔로우 취소'하는 등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의견 불일치는 건강한 정책 과정의 정상적인 부분"이라며 "모두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봉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머스크는 선거 운동과 DOGE에서 모두 큰 도움이 됐다""우리는 언젠가 그를 놓아줘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 테슬라 실적 급락과 지지율 하락

머스크의 정부 활동은 그의 주력 사업인 테슬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 22일 테슬라는 20241분기 대비 이익이 71% 급감하고 매출이 9%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차량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 최근 역사상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으며, 주가는 연초 이후 30% 이상 폭락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대다수는 머스크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으며, 그가 정부 운영에 지나치게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를 비롯한 보수 언론들조차 머스크가 대통령의 "정치적 짐"이 되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럼프와 공화당 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약 3억 달러(4316억 원)를 투자했다. 이는 백악관이 수주간 머스크와 그의 팀 활동에 제한을 두려 노력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머스크가 크게 개입했던 위스콘신주 대법원 선거에서 그가 지지한 보수 성향의 브래드 쉬멜 판사가 진보 성향의 수잔 크로포드에게 패배한 사건은 그의 정치적 영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 성과와 과제

트럼프 초대 행정부에서 수석 전략가였던 스티븐 배넌은 "머스크가 정부를 떠나기 전에 DOGE가 발견한 사기와 낭비에 대해 명확한 책임 보고가 있어야 한다""우리는 그가 발견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당초 연간 1조 달러(1438조 원) 예산 절감을 약속했으나, 최근에는 2026 회계연도에 1500억 달러(215조 원) 절감으로 목표를 대폭 축소했다. 그의 급진적인 예산 삭감 시도는 여러 연방기관과 의회의 저항에 부딪혔고, 일부는 법원에 의해 저지되기도 했다고 지난 24일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한편 펜실베이니아 공화당 전략가 크리스토퍼 니콜라스는 '처음에 머스크는 공화당만의 독특한 자신감을 보여줬지만, 지금은 모든 비판과 불만이 집중되는 표적이 되었다'고 평가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