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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 F-16 전투기 전력 대폭 증강 배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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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 F-16 전투기 전력 대폭 증강 배치한 이유

31대 추가...총 51대 규모로 155% 늘려
인도-태평양 전략 재조정 및 북한·중국 위협 대응 포석
'다크 그레이'로 위장 도색한 미 공군의 새로운 F-16. 사진=미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다크 그레이'로 위장 도색한 미 공군의 새로운 F-16. 사진=미 공군
미 공군이 한국 오산 공군기지에 F-16 전투기 전력을 대폭 증강 배치하고 있다고 군사 전문 매체 불가리안 밀리터리가 지난 26(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 군사 전략 재조정을 시사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오산 기지는 한반도를 가르는 비무장지대에서 불과 80km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다.

보도에 따르면 미 제7공군은 오는 10월까지 오산 기지에 31대의 F-16C/D 파이팅 팰컨 전투기로 구성된 두 번째 '슈퍼 비행대대'를 창설한다. 이로써 오산 기지의 전투기 전력은 기존 20대에서 51대로 155% 증강된다. 이 항공기들과 약 1000명의 인력은 남쪽의 군산 공군기지에서 오산으로 임시 재배치된다. 이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지역에서 전투 준비 태세와 작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번 결정은 성공적인 시험 프로그램의 연장선이며, 북한의 예측 불가능성과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라는 복잡한 위협 속에서 한국 동맹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겼다.

◇ 인도-태평양 전략 핵심 요충지 오산기지 역할


이번 발표는 인도-태평양 지역이 군사적 태세의 미묘한 경쟁 양상을 보이는 시점에 나왔다. 북한의 빈번한 미사일 시험과 도발적인 수사는 한반도를 계속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으며,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해군력 확장과 대만에 대한 강경 입장은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미군과 한국 공군 작전의 핵심 허브인 오산 기지에 F-16을 집중시키는 것은 단순히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에게 보내는 폭넓은 전략적 신호다. 러시아는 최근 역내에서 중국과 합동 훈련을 통해 군사적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오산 기지는 비무장지대 근접성으로 최전선 자산 역할을 하지만, 그 역할은 한반도를 넘어 일본부터 괌까지 이어지는 미군 기지 네트워크의 핵심 연결고리다. 오산에 공군력을 통합하는 것은 신속 대응 능력이 중요한 전구(戰區)에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용적 접근 방식을 반영한다.

F-16 전력 강화 배경과 기지 역사


역사적으로 오산 공군기지는 아시아에서 미군 전략의 초석이었다. 1950년대 초 한국전쟁 중 설립되어 북한 및 중국군에 대한 공중 작전의 중요한 거점 역할을 했다. 냉전 기간에는 F-86 세이버부터 F-4 팬텀까지 다양한 항공기를 운용하며 소련과 중국의 영향력을 억제하려 했다. 냉전 이후 시대에는 한미 연합군의 상호 운용성을 시험하는 프리덤 플래그, 을지 프리덤 실드 같은 연합 훈련을 지원하며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현재 제51전투비행단이 관리하는 기지에는 F-16과 함께 A-10 선더볼트 II도 포함됐으나, A-1020251월부터 단계적으로 퇴역하고 있다. 더 많은 F-16 전력으로의 전환은 오산 기지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며, 기지의 능력을 현대전 요구에 맞추고 있다.

◇ 현대화된 F-16의 성능과 지역 내 전력 비교


이번 재배치의 핵심인 F-16C/D 파이팅 팰컨은 1970년대 후반 도입 이후 미 공군의 주력기로 활동해 온 다목적 전투기다. 제너럴 다이내믹스(현 록히드 마틴)가 설계한 F-16은 단일 엔진 제트기로 민첩성, 다용도성 및 비용 효율성이 높다. 1980년대 도입된 C/D 변형은 초기 모델보다 향상된 항공 전자 공학, 레이더 시스템, 무기 능력을 갖췄다. 제너럴 일렉트릭 F110-GE-129 엔진으로 구동되며, 마하 2 속도와 약 550마일 전투 반경을 갖춰 공중 우세부터 근접 항공 지원까지 다양한 임무에 적합하다.

최근 많은 부대에서 AESA(액티브 전자 스캔 배열)로 업그레이드된 AN/APG-68 레이더는 적대적 환경에서도 뛰어난 표적 탐지 및 추적 능력을 제공한다. 이 전투기는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 AGM-65 매버릭 공대지 미사일, JDAM 시리즈 등 다양한 종류의 탄약을 탑재할 수 있다. F-16은 오래되었지만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덕분에 강력한 플랫폼이며, 현대화된 F-16은 개선된 전자전 시스템, 헬멧 장착 조준 시스템, 최신 정밀 무기와의 호환성을 갖췄다.

오산 기지에서 F-16C/D의 다용도성은 북한 항공기 요격부터 잠재적 충돌 상황에서 지상군 지원까지 다양한 임무에 이상적이다. F-35 라이트닝 II와 같은 최신 스텔스 플랫폼과 비교하면 저피탐 특성은 부족하지만, 낮은 운용 비용(F-35의 시간당 약 40,000달러에 비해 약 20,000달러)과 입증된 신뢰성으로 이를 보완한다. 비무장지대 순찰이나 연합 훈련 수행처럼 스텔스가 필요하지 않은 임무에는 F-16이 비용 효율적인 대안이다.

오산에 배치된 F-16은 자체 AESA 레이더를 장착하고 타우러스 KEPD 350 순항 미사일 등 고급 탄약을 운용하는 한국의 KF-16 편대를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이 지역에서 F-16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잠재적 적성국과 비교해 볼 수 있다. 북한 공군은 노후화된 소련 시대 MiG-29, MiG-21에 크게 의존하며 F-16의 첨단 센서와 무기체계에 필적할 수 없다. 북한의 가장 유능한 전투기인 MiG-29는 레이더 탐지 거리가 제한적이고 현대화된 F-16의 전자전 능력이 부족하다.

반면 중국 공군은 더 강력한 도전을 제기한다.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AESA 레이더와 PL-15 장거리 미사일을 장착한 J-10C 다목적 전투기, 러시아 Su-30에서 파생된 J-16 공격기를 운용한다. J-10C가 민첩성과 항공 전자 공학 면에서 F-16과 비슷하지만, 중국의 수적 우위와 5세대 J-20 스텔스 전투기 증가는 지역 균형을 복잡하게 만든다.

F-16의 강점은 E-3 센트리 AWACS, RC-135 리벳 조인트 같은 자산을 통해 뛰어난 상황 인식 능력을 제공하는 미국 및 연합군 지휘통제 네트워크와의 통합에 있다. 오산에 두 번째 슈퍼 비행대대를 구성하는 것은 지난해 7월 군산에서 오산으로 F-16 9대를 이전하여 제36전투비행대대 소속 31대 부대를 창설한 시험 프로그램의 성공에 기반한다.

데이비드 아이버슨 제7공군 사령관은 이 계획이 전투 능력과 작전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아이버슨 사령관은 "이번 이전은 일시적이며 우리의 준비 태세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SNS X(구 트위터)에 올라온 주한 미 공군의 오산기지 F-16 전투기 추가 배치 소식.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SNS X(구 트위터)에 올라온 주한 미 공군의 오산기지 F-16 전투기 추가 배치 소식. 사진=X

F-16 증강에 따른 도전 과제 및 향후 전망


물류 측면에서 추가 F-16 31대와 인력 1000명이 유입됨에 따라 오산 기지에 과제가 발생한다. 평택에 위치한 이 기지는 이미 번잡하며 격납고, 정비 시설, 활주로 공간이 제한적이다. 전투기 전력 확장을 위해서는 연료 저장 시설부터 항공기 쉘터까지 인프라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며, 한국 당국과의 협력 증대도 필요하다.

추가 공군 장병과 그 가족들의 도착은 주거 및 지원 서비스를 압박하여 지역 사회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산 기지가 서울에서 남쪽으로 불과 30마일 떨어진 근접성은 또 다른 복잡성을 더한다. 긴장 고조 시 기지와 주변 인구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오산 기지에서 항공기 촬영 혐의로 중국인 두 명이 구금된 최근 사건은 기지의 첩보 취약성과 보안 강화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F-16 전력 증강의 전략적 이유는 북한을 넘어선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야심이 주요 관심사지만, -중 경쟁이라는 더 넓은 맥락이 크게 작용한다. 인도-태평양은 군사 활동이 증가하는 전장으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실시하고 알래스카와 일본 근처에서 러시아와 합동 순찰을 진행한다. 미국은 최근 한미일 3자 공중 훈련처럼 동맹 강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오산 기지의 F-16 배치는 상당한 미군 자산을 주둔시키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대만 해협이든 그 너머든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미국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베이징에 보낸다. 하지만 한국의 여론은 미군 주둔 확대에 대해 일률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는다. 특히 젊은 세대는 미국의 영향력에 대해 회의적이며, 일부는 미군을 동반자가 아닌 종속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한다.

오산 기지를 포함한 미군 기지 인근에서는 소음 공해 및 환경 문제 등으로 시위가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추가 F-16의 이전은 이러한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비행 활동 증가나 지역 사회와 관련된 사건으로 이어질 경우 더욱 그렇다. 최근 포천에서 한국 KF-16이 미군과의 합동 훈련 중 민간 지역에 폭탄을 떨어뜨려 최소 8명이 부상당한 사건은 인구 밀집 지역에서의 군사 작전 위험성을 보여준다.

이 사건 후 포천 시장은 안전 조치 개선 시까지 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이번 재배치는 이 지역의 다른 미 동맹국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미사와 공군기지에 F-16, 이와쿠니에 F-35를 주둔시킨 일본은 오산 기지 증강을 향후 전력 조정의 모델로 볼 수 있다. 중국의 압력에 직면한 대만은 이번 조치를 동맹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지만, 오산 기지 증강에 스텔스 전투기가 없다는 점은 이러한 낙관론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오커스(AUKUS) 협정의 핵심 파트너인 호주는 자체 F-35를 보유하고 있으며, F-16 통합을 공동 위협에 맞서 연합군 공군력을 통합하려는 더 폭넓은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동맹의 상호 연결성은 오산 기지 결정의 파급 효과가 한반도를 훨씬 넘어선다는 점을 강조한다. 기술적 관점에서 5세대 전투기가 지배적인 지역에서 F-16의 지속적인 관련성은 주목할 만하다.

F-35의 스텔스와 센서 융합이 비할 데 없는 장점을 제공하지만, F-16의 낮은 비용(F-35의 시간당 약 40,000달러에 비해 약 20,000달러)은 일상적인 임무에 실용적인 선택이 된다. 미 공군이 근접 항공 지원용 플랫폼인 A-10을 오산 기지에서 단계적으로 퇴역시키기로 한 결정은 F-16에 추가적인 책임을 부여한다. F-16은 정밀 유도 탄약을 탑재하고 분쟁 환경에서 작전할 수 있어 이 간극을 채울 수 있지만, A-10의 특수 장갑과 저고도 능력은 부족하다. 에어포스 타임즈가 보도한 A-10의 철수는 워트호그의 해외 배치가 종료됨을 의미하며, 더 다용도적인 다목적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시사한다.

향후 오산 기지의 F-16 슈퍼 비행대대는 빠르게 진화하는 전략 환경에서 신중하게 계산된 단계를 나타낸다. 이전의 일시적인 성격은 미 공군이 다른 지역, 잠재적으로는 최근 F-16 판매 가능성을 승인한 일본이나 필리핀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모델을 시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40년 된 플랫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현대화 속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오산 기지는 결국 F-35나 중국 J-20에 대응할 다른 고급 전투기를 운용하게 될까? 미국은 한국에 대한 약속과 대만 해협 또는 남중국해 위협 대응 필요성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까? 이러한 불확실성은 오해가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지역에서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의 복잡성을 강조한다. 미국이 한국에서의 공군력을 강화함에 따라, 전 세계는 이 움직임이 인도-태평양을 안정시킬지 또는 추가적인 대결의 무대를 마련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