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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산 145% 관세 여파, 美 물류량 급감... LA항 물동량 35%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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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산 145% 관세 여파, 美 물류량 급감... LA항 물동량 35% 줄어

중국발 美행 컨테이너 예약 45% 급락, 베트남 등 우회로 운송비 오름세
2025년 2월 4일 캘리포니아 윌밍턴의 로스앤젤레스 항구에 있는 중국 해운(북미) 지주회사 시설에서 중국에서 컨테이너를 배송하는 장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2월 4일 캘리포니아 윌밍턴의 로스앤젤레스 항구에 있는 중국 해운(북미) 지주회사 시설에서 중국에서 컨테이너를 배송하는 장면.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양국 간 화물 이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정책이 미국의 항만과 항공화물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28(현지시각) "중국산 대미 수입품에 부과된 145% 관세 이후 미국행 컨테이너 예약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컨테이너 추적 서비스 업체 비전(Vizion)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20피트 표준 컨테이너 예약은 4월 중순 기준 전년 대비 45% 급감했다.

로스앤젤레스항은 54일부터 시작되는 주간 예상 물동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420일 기준 전년 대비 56%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 큰 폭의 하락세다. 물류 전문 업체 씨-인텔리전스(Sea-Intelligence)55일부터 4주간 아시아-북미 노선 예약 컨테이너가 계획보다 약 40만 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 물류 그룹 플렉스포트(Flexport)의 해상 화물 담당 이사 네이선 스트랭(Nathan Strang)"수입업체들이 워싱턴과 베이징의 관세 완화 협상 결과를 기다리며 중국에서의 상품 선적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 경유 물동량 늘어..."공급망 지도 다시 그려지고 있다"


물류 정보 제공업체 프레이트토스(Freightos)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행 컨테이너 운송비는 공급망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발 40피트 컨테이너 가격은 15% 올랐지만, 중국-미국 주요 노선 운임은 27% 내렸다.

"수입업체들이 90일간 관세 '유예'를 받고 있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제조업 중심지에서 공급을 서두르고 있다"고 프레이트토스의 연구 책임자 주다 레빈(Judah Levine)은 분석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 중 하나인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중국 고객들이 해외 예약의 약 30%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홍콩에 상장된 대만 컨테이너 운송회사 TS라인(TS Lines)은 최근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해안으로 가는 노선 중 하나를 운영 중단했다. 회사 관계자는 "수요가 없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항만은 5월에 20차례의 '빈 항해'(선박 출발 취소)를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4월의 6회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는 25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가 운송되지 않음을 뜻한다.

미국 수입업체들은 현재 여러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물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업체들은 중국에서 새 재고를 들이기 전에 기존 재고를 소진하거나, 세금과 함께 인출할 때만 지불하는 보세창고에 물품을 보관하거나, 캐나다 같은 주변국으로 물품을 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상공회의소(ICC)의 존 덴튼(John Denton) 사무총장은 "미국 시장에 들어가는 비용이 1930년대 이후 가장 높아질 것"이라며 "다른 변수가 있더라도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최소 관세가 10%가 될 것이라는 점을 업계가 대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ICC60개국 이상의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협상 결과와 상관없이 무역 환경이 영구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항공화물 운송량도 크게 줄고 있다. 미국 산업협회인 항공운송업자협회(Airforwarders Association)에 따르면 회원사의 중국발 예약은 약 30% 감소했다. "많은 회원사가 중국으로부터 주문 접수를 중단했다"고 협회 전무이사 브랜든 프리드(Brandon Fried)는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5%의 관세가 "실질적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금요일 미국과 협상 중이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의 최대 트럭 운송 회사 중 하나인 나이트-스위프트 트랜스포테이션(Knight-Swift Transportation)의 아담 밀러(Adam Miller) 대표는 "특히 중국에서 주문을 취소하거나 중단했다고 말한 고객들이 있다"며 관세 위협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를 언급했다.

한편 아마존에서 연간 약 70억 달러(10조 원) 규모의 상품을 판매하는 소비재 기업들을 지원하는 모멘텀 커머스(Momentum Commerce)의 존 시어(John Shea) 대표는 "가격 상승과 소비자 지출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소비자들이 같은 가격에도 거래량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보인다"고 우려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