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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 위기... 트럼프 취임 100일의 심각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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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주의 위기... 트럼프 취임 100일의 심각한 피해"

부커 의원 25시간 필리버스터
코리 부커 "과학 연구 타격, 이민자 탄압, 관세 혼란으로 경제 위험" 경고... 공화당 침묵 비판
코리 부커 미국 상원의원(민주당-뉴저지)이 2024년 8월 2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코리 부커 미국 상원의원(민주당-뉴저지)이 2024년 8월 21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100일을 맞아 미국 민주당 코리 부커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주의가 직면한 심각한 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The New Yorker)는 지난 27(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부커 의원과 인터뷰를 공개하며 미국 사회에 만연한 정치적 폭력 위협과 민주적 규범 약화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뉴저지주 상원의원인 코리 부커는 최근 상원에서 25시간 5분 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연설을 진행했다. 이는 1957년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분리주의자인 스트롬 서먼드 의원이 민권법안 반대로 기록한 연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우리 모두가 공유한다고 믿는 근본적인 헌법 원칙에 더 깊고 심각한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부커 의원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100년 동안 이어져 온 세계 질서의 전통, 적어도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통을 무너뜨리기로 결심한 듯 보인다""공화당 의회 지도자들은 그를 막기는커녕 강력한 질책이나 비판조차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커 의원은 특히 과학·연구 분야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초래한 손실에 대해 강조했다. "과학자들을 이민 조치로 추방하거나 구금하는 것이든, 연구 기금을 삭감하는 것이든 트럼프는 마치 중국 문화대혁명과 같은 자신만의 문화 혁명을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그냥 회복할 수 있는 손실이 아니며, 되돌리는 데 적어도 한 세대가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부커 의원은 이민자 사회가 겪고 있는 공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 동네 사람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출근하는 것과 식당에 가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이민자 사회의 두려움 때문에 식당 손님이 급감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필수 노동자'라고 불렀던 이들이 이제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혼란스럽고, 계획성 없으며, 비전략적인 관세 제도로 우리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정치 폭력과 위협 급증

또한, 부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정치적 폭력과 위협이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뉴저지 연방 판사 에스더 살라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살인범이 그녀의 집을 찾아가 아들을 살해하고 남편에게 총상을 입힌 끔찍한 사건을 떠올렸다. 그는 "그 시점에서 연방 판사에 대한 위협은 약 400% 증가했다"고 말했다.

부커 의원은 "우리는 우리 생애 최대 수준의 반유대주의적 증오를 보고 있다""무슬림과 시크교도 미국인에 대한 위협을 목격하고 있으며, 모든 종교 집단에서 증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공화당 의원인 조니 언스트 상원의원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 온라인에서 겪은 악랄한 위협을 언급하며 정치적 위협이 양당 모두에게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목소리 촉구

부커 의원은 미국의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이 트럼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에 대해 깊은 좌절감을 표현했다. 그는 "민주적 규범과 전통을 확립하는 데는 수년이 걸리지만, 그것들을 무너뜨리는 데는 며칠이면 충분하다"고 경고했다.

"정치인들이 행동에 나서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국민의 요구가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침묵을 지키고 있는 이 나라의 다른 많은 권력자들에게도 묻고 싶다. 종교계든 기업계든 비영리 단체든, 더 많은 미국인들이 언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라고 그는 물었다.

부커 의원은 25시간에 걸친 상원 연설로 많은 미국인의 목소리를 대변했다고 밝혔다. 그는 "틱톡에서만 3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라이브 스트리밍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러한 행동이 "이 나라에 있는 공감의 빈곤을 다루는 열쇠"라고 설명했다.

부커 의원은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나는 희망의 포로이다. 절망에 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절망이 마지막 말을 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은 종종 가장 어두운 시간에서 벗어나 우리의 가장 좋은 모습으로 일어섰다." 라고 이 매체와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