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함정 대체 시급… 북대서양·발트해 잠수함 위협 대응 초점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추진, 포괄적 소나 등 첨단 기술 탑재
디젤-전기 하이브리드 추진, 포괄적 소나 등 첨단 기술 탑재

지난 27일(현지시각) 루마니아 유력 일간지 푸테레아(Puterea)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 연합(EU)의 군사 역량 계획과 연계된 이 전략적 프로그램은 2025년 여름에 착수해 2028년부터 2032년까지 함정 인도가 예정돼 있다. 이 프로젝트는 유럽 연합의 '유럽 안보 행동(Security Action for Europe)' 기금의 재정 지원을 받아 유럽 공동 방위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규모 방산 프로젝트 발표는 루마니아 대통령실이 코트로체니 궁전에서 주최한 유럽 방위 산업 주요 인사 회동 자리에서 게오르게 사부(Gheorghe Savu) 다멘 네덜란드 루마니아 지사장에 의해 공식화됐다. 갈라치의 다멘 조선소는 과거 네덜란드와 벨기에 해군 함정을 다수 건조하며 기술력과 산업 역량을 입증한 바 있어, 이번 사업 역시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맡게 됐다.
네덜란드 고린험(Gorinchem)에 본사를 둔 다멘 조선소 그룹은 1927년 설립 이래 100개국에 6000척 이상의 선박을 인도한 세계적인 조선 기업이다. 군함, 해양 작업선, 예인선, 페리 등 다양한 선박 건조 및 수리 분야에서 명성이 높다. 그룹 내 다멘 네덜란드는 특히 국방 및 안보 프로젝트에 집중하며, 전 세계 해군에 호위함, 초계함, 상륙함 등 고성능 군사 플랫폼을 공급해 왔다.
당초 다멘 조선소 그룹은 2년 전 탈레스(Thales)와 협력해 네덜란드 해군 2척, 벨기에 해군 2척 등 총 4척의 ASW 호위함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네덜란드 국방부가 2024년 국방백서를 통해 네덜란드 왕립 해군용 호위함 2척을 추가함에 따라 전체 건조 규모는 6척으로 늘어났다. 벨기에 해군의 세 번째 호위함 도입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논의돼 왔으며, 이는 양국 해군의 함대 현대화 의지를 반영한다.
◇ 노후 함정 대체 및 증대하는 잠수함 위협 대응
네덜란드와 벨기에 해군이 신형 ASW 호위함 도입을 결정한 배경에는 노후화된 카렐 도어만(Karel Doorman)-급 및 빌링언(Wielingen)-급 호위함의 대체 필요성이 있다. 이들 구형 함정은 현대 해전 환경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북대서양과 발트해 지역에서 잠수함 위협이 증대하면서 강력한 대잠수함 역량 확보가 핵심 전략 과제로 부상했다. 현재 운용 중인 함정들은 작전 경험이 풍부하지만, 잠재적 적국이 배치한 최신예 저소음 디젤-전기 및 핵 잠수함에 대응하는 데 필수적인 스텔스 성능, 통합 센서 시스템, 효율적인 추진 시스템 등이 부족하다.
신형 호위함 획득은 나토(NATO)의 해상 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유럽 해군 간 상호 운용성 및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해군은 공동 조달을 통해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군수 및 유지보수 체계를 표준화하며, 다영역 작전 환경에서 수상함대의 관련성을 유지한다는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는 양국 간 오랜 국방 협력의 전통을 계승하며, 지역 및 동맹 해상 안보에 대한 적극적인 기여 의지를 보여준다.
◇ 최첨단 ASW 성능과 다목적 작전 유연성 탑재
새로 설계된 ASW 호위함은 최첨단 해전 기술을 집약한다. 각 함정에는 하이브리드 디젤-전기 추진 시스템이 탑재돼 극히 조용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며, 이는 잠수함 탐지에 결정적인 요소다. 소음 및 진동을 최소화하는 설계가 적용돼 분쟁 해역에서의 은밀성이 극대화된다.
탐지 능력 강화를 위해 함정에는 선체 장착 소나(hull-mounted sonar), 예인 소나 배열(towed array sonar), 가변 심도 소나(variable depth sonar) 등 종합적인 소나 시스템이 탑재된다. 이를 통해 뛰어난 수중 탐지 및 교전 능력을 확보한다. 이들 센서는 탈레스가 개발한 첨단 전투 관리 시스템과 통합돼 신속한 위협 평가와 최적의 무기 운용을 지원한다.
주 임무는 대잠수함전이지만, 신형 호위함은 대함전, 대공 방어, 해상 안보 작전 등 다목적 임무 수행 능력도 갖춘다. 예상 무장은 대공 미사일용 수직 발사 시스템, 대함 미사일 시스템, 어뢰 발사관, 중구경 함포, 근접 방어 무기 시스템 등이다. 또한 NH90과 같은 ASW 헬리콥터 운용을 위한 격납고와 비행갑판을 갖춰 감시 및 교전 범위를 넓힌다.
함정 설계는 생존성, 스텔스 성능, 이중화에 중점을 둬 적대적 환경에서도 작전 효율성을 보장한다. 신형 호위함은 네덜란드와 벨기에 해군의 높은 기준과 전략적 비전을 반영하며, 향후 나토 해상 역량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번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다멘 조선소 갈라치는 유럽 해군 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들 호위함 건조는 고조되는 지정학적 긴장 상황에서 유럽의 해상 안보를 크게 강화하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국방 전문 매체 아미 레코그니션은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