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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남성, 트럼프 지지율 29% 급락... 경제 불안·생활비 부담 주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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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남성, 트럼프 지지율 29% 급락... 경제 불안·생활비 부담 주원인

취임 후 +5%에서 -24%로 폭락... 소셜미디어 영향력과 정치 불신 확산
미국 Z세대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트럼프에 등을 돌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Z세대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트럼프에 등을 돌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젊은 유권자층 지지를 급격히 잃고 있다. 한때 Z세대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4개월 만에 경제 정책과 관세 조치로 인해 대규모 이탈에 직면했다.

뉴스위크가 지난달 28(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Z세대(18~29) 지지율은 37%에 그치는 반면 58%는 직무 수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같은 연령대 유권자의 47%가 트럼프에게 투표했던 것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뉴스위크는 3월 초부터 주요 여론조사기관들의 결과를 종합 분석했다. 뉴욕타임스와 시에나 칼리지의 여론조사에서는 Z세대 유권자의 26%만 지지를 표명하고 69%가 반대했다. 이는 조사된 모든 기관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매사추세츠 대학교 조사 역시 Z세대 유권자의 28%만 트럼프를 지지하고 67%는 반대한다고 집계했다.

하버드 대학교(지지 31%/반대 61%), 아틀라스인텔(지지 31%/반대 68%), 갤럽(34%/60%) 등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30~40% 사이에 머물렀고, 반대율은 60%를 넘었다.
특히 유고브(YouGov)의 분석 결과, 18~29세 연령층에서 트럼프의 순 지지율은 취임 직후인 1+5%포인트에서 현재 -24%포인트로 29%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는 일시적 하락이 아닌 뚜렷한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 경제 불안과 생활비 부담이 지지율 하락 주도

전문가들은 Z세대 유권자들의 이탈 원인으로 경제적 불안정을 꼽는다. 공공종교연구소(PRRI)의 멜리사 덱맨 대표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미국인이 지난해 가을 트럼프에게 투표한 주된 이유로 경제를 꼽았지만, 생활비 상승으로 아메리칸 드림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Z세대들 사이에서 경제적 불안이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략가 알레한드로 베르딘은 "지난 선거에서 Z세대 유권자들이 재정과 경제에 가장 큰 우려를 보였다""트럼프가 경제를 악화시키면서 이 집단의 지지를 잃고 있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NBC 뉴스가 성인 196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Z세대 10명 중 7명은 트럼프의 물가 상승 대응과 생활비 정책에 반대했다. 이는 고령층 응답자들의 반대 비율보다 14%포인트 높은 수치다. 30세 미만 성인 10명 중 3명은 개인 재정 상황이 1년 전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최근 유고브/이코노미스트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의 경제 운영에 대한 Z세대의 불만이 뚜렷했다. 경제 정책에 36%만 지지를 표했고 53%는 반대했다. 물가 안정 정책에 대해서는 평가가 더 나빠 지지 30%, 반대 61%로 나타났다.

◇ 젊은 남성층의 이탈과 소셜미디어의 영향

이번 지지율 하락은 특히 젊은 남성층에서 두드러진다. 젠더 학자 잭슨 카츠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남성층에서 승리한 것은 '강인하고 정치적 올바름에 반대한다'는 이미지 때문이었다""젊은 유권자들은 이념이나 정책보다 인식과 내러티브에 따라 결정을 내린다"고 뉴스위크에 설명했다.

청년연구이니셔티브(YMRI)에 따르면 1월과 3월 사이 젊은 남성 유권자층에서 트럼프에 대한 순 지지율은 29%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다른 어떤 인구집단보다 큰 폭의 변화다. 하버드 청년 여론조사 역시 Z세대 남성의 트럼프 지지율이 34%에 그치고 59%는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YMRI의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가 Z세대 남성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이 젊은 남성의 주요 뉴스 공급원이 되면서 부정적 콘텐츠를 알고리즘으로 확산시켜 권력층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초 유명 인플루언서 조 로건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추방 정책을 "끔찍하다"고 비판했으며, 데이브 포트노이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주식과 가상화폐에서 700만 달러(1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공개했다.

한편 J.L. 파트너스의 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이 50%, 반대율 29%로 나타나는 등 일부 예외적 결과도 있었다. 이에 공화당 전략가 맷 클링크는 "이 여론조사 결과는 일회성이며 다른 정당 내부 조사와 일치하지 않는다""Z세대 남성의 변덕스러움은 인정하지만, 그들 다수가 트럼프와 공화당에 표를 던졌기 때문에 다시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소년 정치 전문가 루카스 월시는 "Z세대는 금융위기, 감염병 대유행, 지정학적 변화, 극단적 기상현상 속에서 성장했다""많은 미국인처럼 젊은이들도 안정을 원하지만, 불확실한 세상에서는 모든 예측이 빗나간다"고 지적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