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수익자·인공지능 도구 등장에 대학 가치 재평가... 학위별 취업 시장 명암 뚜렷

포브스 재팬은 지난 28일(현지시각) 틱톡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이나 인공지능 도구의 등장으로 값비싼 대학 교육이 시대에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면서 학위의 의미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부 학위는 여전히 확실한 가치를 지니지만, 그렇지 않은 학위도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핵심은 '시장 가치'다. 보도에 따르면 4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과 수만 달러의 비용을 투자한 결과가 단순한 종이 학위증과 주택 대출 수준의 학자금 대출만 남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거의 절반은 20년 전과 비교해 높은 임금을 받는 데 학위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IBM, 힐튼 등 대기업들은 이미 많은 직종에서 학위 요건을 없애고 지원자를 경험과 실무 기술에 기반하여 평가하고 있다.
버닝 글래스 연구소(Burning Glass Institute)가 2022년 진행한 조사에서는 수백만 건의 구인 공고에서 학사 학위 요건이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분석에서도 생산 관리자와 같은 직종에서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일반적인 대학 교육이 오늘날 고용주가 요구하는 구체적인 능력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다.
버닝 글래스 테크놀로지스(Burning Glass Technologies)와 스트라다 연구소(the Strada Institute)의 2018년 조사 결과, 대학 졸업자의 40% 이상이 학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하며 대학에서 배운 지식도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약 67%는 졸업 후 5년이 지나도 비슷한 상황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학사 학위 외의 대체 자격이나 인증, 실무 훈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2031년까지는 대부분의 직업이 어떤 형태의 고등 교육을 요구하겠지만, 이것이 반드시 학사 학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많은 직업 경로에서 더 이상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 가치 잃는 학위 vs 수요 폭발하는 분야 극명한 대비
그렇다면 빠르게 시장 가치를 잃고 있는 학위는 무엇일까? 포브스 재팬은 다음 5가지 학위를 실무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취업으로 연결되는 능력을 얻기 어려운 분야로 꼽았다.
교양 학문(철학, 역사, 문학 등)은 강력한 부전공이나 교원 자격증 같은 구체적인 직업 계획을 결합하지 않는 한 졸업 후 진로가 불투명해지기 쉽다. 많은 교양 학문 과정은 엑셀이나 SQL, 프로젝트 관리 도구, 기본적인 마케팅 및 분석 등 현대 기업이 요구하는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다루지 않는다.
시각 예술·공연 예술, 커뮤니케이션, 젠더 연구·소수 민족 연구, 학부만 마친 일반 심리학 또는 사회학 등도 추가적인 실무 기술이나 자격증 없이는 취업 경쟁력이 낮다는 분석이다.
반면 현재 노동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보이는 분야는 컴퓨터 과학과 정보기술(IT), 간호, 공학, 숙련 기술·기술 인증 자격, 금융·분석·공급망 등 특화된 경영 분야,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및 특수 교육 교사 등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평균 연봉은 약 12만 달러(약 1억7287만 원)에 달하며, 컴퓨터 과학과 IT 분야는 인공지능부터 앱 개발까지 범용성이 높고 고수입이 기대되는 분야로 평가받는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필요로 하며, 자바스크립트나 SQL 기술,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 인증 자격 취득이 유리하다.
간호 분야 역시 자동화하기 어렵고 항상 수요가 높은 직종이다. 정간호사(Registered Nurse)의 평균 연봉은 약 8만 2000달러(약 1억 1815만 원)이며, 전문 분야나 상급 자격을 취득하면 더 높아진다. 미국 간호사 면허 시험(NCLEX-RN)에 합격하고, 가족 간호 실무자(FNP), 응급 간호 인증 자격(CEN), 중환자실 등록 간호사(CCRN) 등 자격을 취득하면 경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공학 분야는 평균 연봉이 약 9만5000달러(약 1억3688만 원)로, 기계, 토목, 전기,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필수적이며 안정적인 직업으로 꼽힌다. 오토캐드, 솔리드웍스, 파이썬 기술이 중요하며, 기술자훈련(EIT)이나 전문 기술자(PE) 자격 취득이 장기적인 성공의 열쇠가 된다.
숙련 기술 분야에서 전기 기술자, 냉난방·환기·공조(HVAC) 기술자, 용접공, 배관공과 같은 직종의 평균 연봉은 약 8만 달러(약 1억 1525만 원)에 이르며, 값비싼 학자금 대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의학이나 법률 등 특수한 분야를 제외하면, 모두가 4년제 대학 학위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현대 노동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졸업장의 유무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