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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네덜란드와 '반도체동맹' 구축…삼성, 2나노 시장 선점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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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네덜란드와 '반도체동맹' 구축…삼성, 2나노 시장 선점 가속도

이재용·최태원, ASML 방문...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 확보 파란불
글로벌 666조 시장 선두 업체 TSMC 추격 발판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빌뉴스 시내 한 식당에서 가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오찬 회담에서 서로 포옹하려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빌뉴스 시내 한 식당에서 가진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오찬 회담에서 서로 포옹하려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국내 반도체 업체의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과 함께 국내 반도체 업계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장이 동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 구축을 약속한 만큼 경쟁력 확보에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가 2나노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이 높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이 동행했다. 이번 방문 일정에 윤 대통령 일행은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함께 벨트호번 소재 ASML 본사를 찾았다. ASML은 최신 노광장비가 생산되는 클린룸을 외국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윤 대통령 일행에게 개방한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도 만났다.

ASML이 독점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 제품 생산의 핵심이다.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에 EUV 노광장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정된 웨이퍼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미세하게 회로를 새기는 것은 반도체 성능과 직결된다. 회로가 미세할수록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칩 수도 증가해 생산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까지 지배하겠다고 선언한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 경쟁하려면 충분한 EUV 노광장비를 조달하는 게 시급하다. EUV 노광장비 확보에 따라 각 회사의 로드맵도 구체화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장비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은 EUV 노광기 대수를 40여 대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TSMC는 100대 넘는 EUV 장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ASML이 연간 생산 대수의 70%에 가까운 EUV 장비를 TSMC에 공급해서다. TSMC는 ASML에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EUV 노광기를 자사에 달라고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장비 확보전을 펼친 바 있다. 그 결과 현재 3나노 공정과 같은 고급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66%, 삼성은 25%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노광 공정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ASML이미지 확대보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에 노광 공정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ASML

삼성은 작년에 3나노 반도체 대량생산을 시작했지만 생산라인의 부족과 수율 등의 문제로 고객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물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장의 우려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국빈 방문에서 얻어지는 결과에 관심이 높다.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국내 업체들도 EUV 노광장비를 확보할 수 있게 되면 지금보다 높은 생산량과 수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력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톱티어에 속하는 회사다. 장비 보충을 통한 경쟁력이 확보되면 고급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에 충분히 대항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 공정이다. 업계에서는 첨단 반도체 부문에서 기술적 우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지난해 매출 5000억 달러(약 660조원) 규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TSMC는 이미 2나노 시제품을 고객사에 전달했고, 삼성전자 역시 양산 준비를 마치고 고객사 유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파운드리 분야의 양대 축인 양사의 경쟁이 다음 단계 첨단기술에서 승부를 벌이게 된 것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