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의 글로벌 현장경영과 함께 삼성전자는 세계 정상의 자리를 재탈환하기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이미 갤럭시 S24 시리즈로 왕좌 탈환에 성공했고, 반도체, 배터리, AI 등에서의 성과를 통해 이 회장의 '뉴삼성'을 완성해 나갈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22년 4분기 이후 70조원대의 매출에 복귀했고, 지난해 한 해 영업이익(6조7000억원) 이상을 한 분기만에 벌어들였다. 증권가에서 추산한 5조2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 더 많은 액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에는 이 회장의 꾸준한 현장경영이 한몫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사업장과 주요 기업 등을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고, 시장 트랜드 변화를 읽고 대응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에는 최첨단 반도체 양산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 네덜란드 ASML을 직접 방문해 차세대 노광장비 연구소 설립을 골자로 하는 1조원 규모의 공동 투자계약을 매듭지었다.
또 AI 반도체 수급을 위해 삼성전자로 손을 내미는 글로벌 빅테크 중 하나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와 회동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연초에 차세대 통신·AI 기술을 책임지는 삼성리서치를 찾아 직원을 격려하고 기술 흐름을 살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는 만큼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과감하고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올해 첫 해외 출장지인 말레이시아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도전정신을 강조하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행보가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총수의 대외활동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에는 충분히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불황의 터널을 지난 삼성전자가 '이재용 효과'를 바탕으로 차츰 제자리를 찾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의 주력 사업인 가전, 반도체, 스마트폰 등을 기반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인수합병(M&A)과 배터리에서의 구체적인 성과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룹 총수의 관심과 지원만큼 직원 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없다"면서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회복 흐름에 올라탔으니 이 회장의 현장경영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